3분 카레 / 임현정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3분 카레 / 임현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4회 작성일 20-01-02 05:42

본문

3분 카레 임현정


마을 하나가 폭발하고

노란 짚더미 위

너의 심장이 남겨지는 것

아니 어쩜 그건 억울한 양의 염통

토끼가 씹던 당근 조각이거나


수화기를 통해 지령을 전달받던 잠수함

누적된 눈물이 전화선을 녹일 때

감전된 소년병이 유황빛 계곡에 처박힌다

간이 침대엔 양배추 이파리 같은 애인의 편지


노란 고름이 쏟아지던 옥상

겨자소스를 바른 샌드위치를 베어 물며

지상을 내려다보던 소년

깁스는 언제 풀어?

곧


늪을 건너왔지

일회용 숟가락 같은 악어들이 배를 뒤집은 채 죽어있는 곳

우리가 밟은 게 젖은 나무토막이었나, 질기고 질긴 누군가의 팔다리였나,

성당 종소리가 멈췄다

밀봉하듯 밤이 오고 있어

물가 오두막으로 뛰어들까

배꼽 같은 거기서 서로의 목이라도 조를까

주홍빛 어깨를 드러낸 그애가 웃는다

금세 난파될 소파 위에서?


어느 나라엔 화학 조미료로 만든 소파가 있대

그럼, 카레맛 소파는? 동시에 시작되는 킷스맛 소파는?

우리는 영원히 멈춰 있는 건지도 몰라, 검은 터널을 통과하는 은빛 총알 속에서


벙커가 공개되고

마지막 3분이 쏟아졌다

그는 노랗게 휘젓던 향정신성 알약들과 그녀가 뜨다 만 치자색 스웨터

쓸데없는 고귀한 3분의 절망이

이윽고 접시를 물들였다


* 임현정 : 1977년 서울 출생, 2001년 <현대시> 로 등단, 2014년 제2회 

            교보문고 로맨스 공모전 우수상 수상, 시집 <사라시럽눈동자> 등


< 소 감 >


3분 동안 카레가 끓듯 리듬과 박자가 보글보글 착착 들어맞는 시다


수프 한 접시의 따뜻한 이미지가 방카에 쏟아지는 가공할 폭격의 전쟁 

이미지로 전이 되면서 달콤함 속에 드러나는 으스스한 공포 분위기다


- 성당 종소리가 멈췄다 / 밀봉하듯 밤이 오고 있어 / 물가 오두막으로

  뛰어들까

- 배꼽 같은 거기서 서로의 목이라도 조를까 / 주홍빛 어깨를 드러낸 그 

  애가 웃는다


황홀한 미각과 전쟁이 주는 잔인함이 화자의 현란한 연금술로 독자를 

횡설수설 향정신성 상황에 까지로 몰아넣고 있는듯 하다


* 글 같지 않은 글을 읽어주시는 분께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953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66 0 07-07
19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 0 15:56
195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 0 10:54
195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 06:20
194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 02-27
19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 02-25
194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 02-24
194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 02-24
19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02-22
194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 02-21
194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2-21
194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 02-20
194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 02-20
194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2-19
19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 02-19
193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2-17
19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2-16
193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2-15
19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2-14
19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2-13
193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2-10
19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2-10
19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2-10
1930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2-07
19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2-07
192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2-06
192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2-05
19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2-04
19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2-03
1924 꿈꾸는남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2-01
192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2-01
19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2-01
19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1-29
19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1-28
19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1-24
191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1-21
191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1-20
19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1-18
191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1 01-17
19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1-15
191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1-13
19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1-12
19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1-09
1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 01-08
190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1 01-06
190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1 01-06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1-02
19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12-29
19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0 12-26
190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 1 12-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