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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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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오염 / 채수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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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4회 작성일 20-01-18 05:46

본문

오염 / 채수옥


비닐장갑을 끼고 마스크를 써야만 당신을 만질 수 있다

당신은 다만,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것으로 이 세계를 방치한다


위험한 물질로 분류된 내가 오래 머무를 수 없는

이곳,


시트에 묻은 혈흔 같은 얼룩들이 당신에게 빠져 나와

내게 스며 든다


꼭 너 같은 새끼 낳아서 키워봐라


던져진 장갑처럼

펼쳐진 손금 밖으로 계단이 흘러간다. 새로 태어난 눈보라가 언덕을 넘어오고,

신발 한 짝 뒹구는 수수밭에 죽은 물고기들이 떠올랐다


쪼글쪼글 껍질만 남은 감자

스스로 아가미를 열고 닫을 수 없는 당신을,

가장 치명적으로 오염시킨 내가 묻는다


---- 나 알아보겠어?


내가 낳은 그림자들이 내 얼굴을 침대 아래로

밀어버린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각자의 얼굴을 주워들고

중환자실을 떠난다


* 채수옥 : 1965년 충남 청양출생, 200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비대칭의 오후>



< 소 감 >


견딜 수 없는 참혹한 현실이 너와 나의 운명으로 다가왔다


- 던져진 장갑처럼

- 펼쳐진 손금 밖으로 계단이 흘러간다. 새로 태어난 눈보라가 언덕을 넘어오고,

- 신발 한 짝 뒹구는 수수밭에 죽은 물고기들이 떠올랐다


일시적 쾌락이 만들어 놓은 책임질 수 없는 원수 덩어리 절망이 낳은 절망,


책임은 내게 있어도 나는 너를 한없이 저주한다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서로가 얼굴을 감추고 못 본척 중환자실을 떠난다


너는 개굴창으로, 


나는 비바람 쓸쓸한 뒷골목으로(또 다른 저주를 동경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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