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 채수옥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오염 / 채수옥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9회 작성일 20-01-18 05:46

본문

오염 / 채수옥


비닐장갑을 끼고 마스크를 써야만 당신을 만질 수 있다

당신은 다만,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것으로 이 세계를 방치한다


위험한 물질로 분류된 내가 오래 머무를 수 없는

이곳,


시트에 묻은 혈흔 같은 얼룩들이 당신에게 빠져 나와

내게 스며 든다


꼭 너 같은 새끼 낳아서 키워봐라


던져진 장갑처럼

펼쳐진 손금 밖으로 계단이 흘러간다. 새로 태어난 눈보라가 언덕을 넘어오고,

신발 한 짝 뒹구는 수수밭에 죽은 물고기들이 떠올랐다


쪼글쪼글 껍질만 남은 감자

스스로 아가미를 열고 닫을 수 없는 당신을,

가장 치명적으로 오염시킨 내가 묻는다


---- 나 알아보겠어?


내가 낳은 그림자들이 내 얼굴을 침대 아래로

밀어버린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각자의 얼굴을 주워들고

중환자실을 떠난다


* 채수옥 : 1965년 충남 청양출생, 200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비대칭의 오후>



< 소 감 >


견딜 수 없는 참혹한 현실이 너와 나의 운명으로 다가왔다


- 던져진 장갑처럼

- 펼쳐진 손금 밖으로 계단이 흘러간다. 새로 태어난 눈보라가 언덕을 넘어오고,

- 신발 한 짝 뒹구는 수수밭에 죽은 물고기들이 떠올랐다


일시적 쾌락이 만들어 놓은 책임질 수 없는 원수 덩어리 절망이 낳은 절망,


책임은 내게 있어도 나는 너를 한없이 저주한다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서로가 얼굴을 감추고 못 본척 중환자실을 떠난다


너는 개굴창으로, 


나는 비바람 쓸쓸한 뒷골목으로(또 다른 저주를 동경하면서)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1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8 0 02-23
3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8 0 03-29
3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9 0 05-02
3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0 0 06-04
3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0 0 07-09
3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8 0 08-13
3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7 0 09-20
34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3 0 10-30
3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6 0 12-07
3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6 0 01-18
3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6 0 02-28
3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0 0 04-06
3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2 0 05-13
3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5 0 06-20
3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1 0 07-28
3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6 0 09-07
3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3 0 10-23
3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5 0 12-11
3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0 0 01-29
3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0 03-19
3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2 0 05-05
3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0 06-23
3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5 0 08-10
3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8 0 10-01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0 0 01-18
3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6 0 03-08
3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3 0 05-18
3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0 09-04
3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 0 04-12
3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 08-02
31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 11-22
3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0 03-14
3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7-04
3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2 0 07-20
3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1 0 08-06
3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2 0 08-23
3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3 0 09-10
3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2 0 10-03
3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6 0 10-30
30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0 0 11-26
30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3 0 12-26
3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9 0 02-04
3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7 0 03-26
3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3 0 05-02
3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4 0 06-03
3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8 0 07-06
3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6 0 08-09
3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0 0 09-27
3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5 0 11-03
29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4 0 12-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