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임희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김씨 /임희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2회 작성일 20-02-20 08:20

본문

김씨 

 

임희구 

 

 

쌀을 씻어 안치는데 어머니가 안 보인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어머니가 계실 것이다

나는, 김씨! 하고 부른다

사람들이 들으면 저런 싸가지 할 것이다

화장실에서 어머니가

!

하신다

나는 빤히 알면서

뭐해?

하고 묻는다

어머니가

, 그냥 앉아 있어 왜?

하신다

나는

그냥 불러봤어

하고는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인다

언제 나올지 모르는 똥을 누려고

지금 변기 위에 앉아 계시는 어머니는

나이가 여든다섯이다

나는 어머니보다 마흔 한 살이 어리다

어려도

어머니와 아들 사인데 사십 년 정도는 친구 아닌가

밥이 끓는다

엄마, 오늘 남대문시장 갈까?

?

그냥 

 

엄마가 임마 같다  

 

 

 

―시집소주 한 병이 공짜(문학의전당, 2011)

 

 

 

---------------------------------------------------

'어머니에게 있어 아들은 또 다른 연인'

 

 

  '아들과 연인' 이라는 소설을 쓴 D. H. 로렌스의 어머니는 무지하고 폭력적인 남편에게서 얻어내지 못한 사랑을 온통 아들에게로 쏟는다. 뭐든 지나치면은 좋지는 않겠지만 엄마의 아들에 대한 사랑은 아버지가 딸에게 느끼는 사랑보다 유별하다고 할 수가 있다. 그 사랑이 지나쳐 현대에 와서는 메이트맘을 넘어 헬리콥터맘으로 변질되기도 하는데 아들은 엄마의 또 다른 연인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 연정이 늙었다고 해서 식을까, 변할까, 달라질까. 시 속의 두 연인은 마흔 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지만 '엄마''임마'일 정도로 가깝다. 반말을 하고 농짓거리를 하고 뜻도 없는 대화를 나누지만 그 누구도 이상하게 보거나 아들이 싸가지 없다고 보지도 않는다. 아니 오히려 두 연인의 대화가 부럽고 정겨워 귀가 솔깃해진다. 이성간의 사랑 치고 뒤탈이 없는 사랑이다.

 

  내 연정은 내가 미처 연정을 알기도 전에 달나라 항아님이 되셨지만 달의 나라가 아닌 태양의 나라로 가셨다한들 그 연정이 식겠는가 변하는가.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 오롯이 보고 싶고 그리운 나의 사랑이여, 연정이여. 그 연정을 대신할 연정은 이 세상 어디에 다시 있을까.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9건 4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9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4 0 03-09
19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5 0 03-08
196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 03-07
1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 0 03-05
196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0 03-05
1964 맛이깊으면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5 0 03-03
1963 rene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0 01-14
1962 rene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1 01-24
1961 rene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1 01-15
1960 rene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1 02-05
1959 rene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9 1 02-11
1958 rene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0 02-26
1957 임영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0 03-02
1956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 03-02
195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8 0 03-02
19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6 0 03-02
195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0 02-29
19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2 02-28
195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9 0 02-28
195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0 02-28
194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0 02-27
19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4 0 02-25
194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 02-24
194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 0 02-24
19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0 02-22
194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0 02-21
194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1 0 02-21
열람중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0 02-20
194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7 0 02-20
194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2 0 02-19
19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3 0 02-19
193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 0 02-17
19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 1 02-16
193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8 0 02-15
19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4 1 02-14
19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4 0 02-13
193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7 1 02-10
19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5 1 02-10
19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1 0 02-10
1930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4 0 02-07
19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2 0 02-07
192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2 0 02-06
192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6 0 02-05
19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2 0 02-04
19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 02-03
1924 꿈꾸는남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0 02-01
192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6 0 02-01
19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0 0 02-01
19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 0 01-29
19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 01-2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