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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의 마스크팩 / Daisy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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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5회 작성일 20-03-02 13:15

본문

반월의 마스크팩

 

Daisy Kim

 

 

 

언니의 흰 얼굴은

꽃 피는 것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

 

매일 붙여졌다 떨어지는 기분을 알지

 

반월은 누군가 한 잎 베어 문 달방

불 꺼진 옥탑방의 월세가 탱글탱글 여문다

 

달을 채우는 손이 납작납작 포개질 때까지

벨트는 돌고 돌아도 언니는 제자리걸음

 

언니는 달력의 빨간 날짜 위에서도

축축하고 하얗게 낯선 얼굴로 뚝뚝 떨어진다

 

하품을 하는 눈동자가 컨베이어 밸트 위를

무겁게 굴러가다가 속주머니에서 꺼낸 어둠이 허리를 펴자

연장된 휴일의 마스크가 완성된다

 

공단의 새벽이 어둠을 감아올린

반월의 프레스 버튼을 꾸욱 누른다

 

언니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납작납작 마스크팩으로 하얗게 질린다

 

 

 

-《2020 미네르바 봄호, 신인 당선작중에서


 

[감상]

 

반월공단 마스크팩 공장 여성노동자들에게 반월은 채우지 못한 월세며, 붙였다 떼어내는 마스크팩처럼 차갑고 하얀 달이다. 휴일의 붉은 색 위로 떨어지는 그녀들의 흰 얼굴이며, 바뀌지 않는 제자리 걸음의 계절이다. 꽃이 낮의 것이라면 달은 밤의 것. 꽃 피는 것을 한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은 프레스가 납작납작 찍어내는 생산품이다. 아내의 얼굴에 무심한듯 달라 붙어 있던 마스크팩 에서 뜻밖에, 하얗게 질린 노동의 얼굴을 만난다. - 이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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