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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땅끝에 오시려거든 / 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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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00회 작성일 15-08-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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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땅끝에 오시려거든
남루한 일상의 옷 다 벗어버리고
빈 마음 빈 몸으로 오시게나
행여 시간에 쫓기더라도 지름길일랑 찾지 말고
그저 서해로 기우는 저문 해를 이정표 삼아
산다랑치 논에 소를 몰 듯 그렇게 천천히 고삐를 늦추고
갓길에 핀 쑥부쟁이 구절초 원추리 개미취 같은
들꽃들의 이름을 불러내 수인사라도 나누며 오시게나
오는 길에 혹, 꽃매(花山) 어디쯤
물 맑은 둔병에서 길 잃은 해오라기를 만나거든
지난 봄에 떠난 청둥오리 가족들의 안부를 물어도 좋으리
마음이 몸보다 먼저 지쳐오는 달마산 기슭에 이르거든
잠시 발길을 멈추고 달마가 참선 중인 미황사에 들려
눈 맑은 스님에게 차 한 잔 얻어 마시고
내친 김에 부도전 오솔길을 맨발로 걸어도 좋으리
그러나 조개잡이 한창인 엄남포나 중리 어름에서
성마른 바다가 먼저 마중 나와
푸른 허벅지 드러내놓고 유혹의 눈빛을 보내더라도
행여 발길 멈춰 수작 부리지는 말고 눈인사만 나누고 오시게나
누구나 땅끝에 오실 때는
세월의 옹이가 박힌 마음의 상처 하나쯤은 보듬고 오시겠지만
그렇다고 외로움에 지친 장구도나 어룡도에게 먼저 속마음 내비치지는
마시게
땅끝, 사자봉에 올라 앞 단추 두어 개쯤 풀어놓고
그리운 이의 이름을 마음껏 불러보기 전까지는
그대는 아직 땅끝에 이르지 못한 것,
비로소 그대가 땅끝 전망대에 올라
그대의 가슴 속 어딘가에 추억처럼 피어 있는
동백꽃 한 송이 꺾어 들고 그리운 이의 이름을 불러보시게나
그럼, 아마도 고향의 늙은 어머니처럼 버선발로 마중 나온 바다가
그대의 지친 발목을 어루만지며 푸른 치마폭으로 그대를 안아 주리니
그 속 깊은 어머니의 품에 안겨 그대는 목놓아 울어도 좋으리
눈시울 붉어지는 물마루 너머로 가뭇없이 사라지는 저문 해를 보아도 좋
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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