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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시와 시작노트 제10회 / 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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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71회 작성일 20-03-18 16:46

본문

고해苦海

 

-정성수鄭城守-

 

괴롭다고 가슴을 치는 꽃이 어디 있으며

울고싶다고 날개를 접는 나비가 어디 있으랴

인간들만이 괴롭다고 한숨을 쉬고

울고싶다며 울 데를 찾아 나선다

세상일이란 괴롭다고 생각하면 한 없이 괴로운 것

울고싶다고 생각하면 한 없이 눈물 나는 것

괴롭지 않은 인간은 사람이 아니다

울고 싶지 않은 사람은 인간이 아니다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 하느님도

불쌍한 양들을 위해서 기도 하시고

가부좌를 틀고 계시는 부처님도

죄 많은 중생들을 위하여 풍경소리를 내고 있다

술잔을 앞에 놓고 두 눈을 감고 있는 것도

다 괴로움 때문이고

한 잔 술에 위로를 받는 것도

다 울고 싶기 때문이다

쇠붙이도 담금질을 참아내야 비로소

창이 되고 방패가 된다

괴로워서 사람이다 울고 싶어서 인간이다

 

□ 시작노트 □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를 만든다” 시인이자 사상가인 “에머슨”의 말이다. 진주는 조개 속으로 모래나 이물질이 들어가면 자극을 받아 우유 빛 화학 물질을 분비함으로써 형성되는 구슬모양의 분비물 덩어리다. 진주는 은빛으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광택이 있어 건강, 부귀. 장수를 가져다주는 행운의 보석으로 여긴다. 로마인들은 진주를 “조개의 눈물”이라고 했으며, 고대 중국인들은 진주를 “조개의 감춰진 영혼”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도 삶의 상처를 입다보면 자생력이 생긴다. 마음 깊은 상처는 인내심과 불굴의 열정을 선물해 주기 때문이다. 아픔 속에서 진주가 탄생하듯 마음의 상처는 자아를 확립하는 소중한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마음의 상처로 시련을 겪은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빛나는 성공을 약속받는다. 불에 달군 쇠는 단단한 연장이 된다.

 

 

너희가 젊은이라면

 

-정성수鄭城守-

 

비슬비슬 내리는 이슬비는

아예 쳐다보지를 마라 너희가 젊은이라면

한 번을 내려도 화끈하게 쏟아지는 소낙비가 되거라

젊음이 좋다는 게 뭐냐

하루를 살아도 짧고 굳게 사는 것이다

내 배 째라는 것이 뱃장이 아니라

큰 것에 한 번쯤 목숨을 거는 것이다

때로는 장대 같은 빗속을 발바닥 불나게 뛰어 보아라

굳은살은 생의 나이테가 되리라

가슴에서 빛나는 것만이 훈장이 아니다

사랑도 불도저처럼 밀어붙여라

손을 뻗는 자만이 쟁취하는 것이다

너희가 젊은이라면

심장이 쿵쿵거리고 핏줄에 붉은 피 흐르는 동안

소낙비가 되어 메마른 대지를 적셔보아라

들풀이 일어서고 꽃은 피리라

 

□ 시작노트 □

 

젊음이란 늘 깨어서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도전정신이다. 도전정신이 멈춘 사람은 이미 늙은이다.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무능과 미숙함을 탓하면서 절망하고 좌절하는 것이 진정한 젊음이다. 젊음은 치기어린 숫자가 아니라 늘 깨어 있는 도전의 정신이며 이루지 못할 꿈을 향해 온몸을 던지는 “이카루스의 날개”다. 더글러스 맥아더는 “젊음이란 어떤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 좋은 것, 위대한 것에 항상 마음을 열어놓고,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 자연, 그리고 신으로부터 오는 메시지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가슴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젊음이 아름답다는 것을 아는 젊은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젊음이 아름답다는 것을 모르는 노인은 아무도 없다.

 


지갑

 

-정성수鄭城守-

 

한 포기 민들레를 위해서 봄은 오고

서편으로 지는 별똥별을 위해서 밤하늘이 열린다

자연의 섭리는 거대해서

오히려 순박하다

인간들의 욕심은 끝이 없는 구린내 진동한다

모르는가

동전 몇 잎 쥔 손은 세상을 들 수가 없고

뒷주머니에 꽂은 지갑은

지갑보다 큰 물건을 담을 수가 없는 것을

 

보라 허공에 나는 새들이나

지상을 가득 메운 나무들은 주머니가 있던가

주머니가 없으니 당연히 지갑이 없다

천하를 훔친들 감추어 둘 지갑이 없으니

빈손이 따뜻하다

담을 줄만 알았지 한 번인들 열어보지 못한 지갑이여

지금 보니 빈지갑이다

내 지갑이나 네 지갑이나

 

□ 시작노트 □

 

돈이 지갑 속으로 돈이 들어올 때는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들어오고 나갈 때는 토끼처럼 쌩~ 하니 나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런가하면 유리지갑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투명하게 속이 보이는 월급쟁이의 지갑을 말한다. 지갑 속 푼돈마저 훤히 보인다는 뜻이다. 유리지갑을 보고 있노라면 짜증스럽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지갑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아직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지막 입고 가는 옷인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주머니가 없기 때문에 지갑을 가지고 갈 수 없다. 금싸라기 땅도 궁전 같은 집도 금고 속 황금도 모두 놓고 가는 것이 인생이다. 돈돈! 하지마라. 돈다.

 

 

나무에게

 

-정성수鄭城守-

 

나무야 자니?

흔들려라 미동도 아니 한다는 것은 죽음이다

흔들리므로 살아있고 살아있으므로

울울창창 숲을 이루어라

기둥도 석가래도

흔들리고 부대낀 나무들이다

 

바람이 네게만 달려든다고 투정하지마라

억울하다고 생각되면 뿌리를 깊게 박고

오기로 버티거라

때로는 쓴 것이 약이다

외로우면 서로서로 기대라 위로는 언제나 기대는데 있다

세상이 모질다고 생각하지 마라

상처 입은 나무가 더 단단하다

 

□ 시작노트 □

 

튼튼한 뿌리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옹골찬 열매를 맺게 한다. 썩고 병든 나무는 말라죽고 결국은 불쏘시개일 뿐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의지가 곧고 인내심이 강하고 노력하는 자가 월계관을 쓴다. 우리 삶에서 어차피 시련은 닥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시련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라. 비바람에 부대끼며 자란 나무가 더 튼튼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나무다. 바람 따라 흘러가는 것은 구름이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는 것은 인생이다. 만물은 하늘에 뿌리를 두고 사람은 조상에게 뿌리를 두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는 외롭지 않다.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쓰러지지 않고 가지 많은 나무는 바람 잘날 없다”말 가슴에 새겨라.

 

    

직소폭포直沼瀑布

 

-정성수鄭城守-

 

흰기둥 물소리가 새벽을 가르네.

비류폭포飛流瀑布 옥수담玉水潭에 떨어질 때

별주부 목을 늘여

수중가 한 대목을 시들어지게 뽑네

토끼는 산마루에 백고白鼓를 웅켜쥐고 깔깔대고

용왕님의 용포자락은 추임새로 어우러져

한 바탕 장관을 이루네.

귀명창 솔방울이 귀를 열어

한 소절, 소절마다 환히 열어 보는

오솔길 저 안.

하, 대사습제가 여기서 열렸네.

큰 나무, 작은 나무 신명 난 청중

어깨춤 덩실 덩실

선인봉仙人峰 계곡 바위들 우레 같은 기립박수에

무소유의 산, 산, 산.

여기는 차안此岸에서 피안彼岸으로 들어가는

문. 문이라며

무한천공無限天空이 폭포 속에 펼쳐 있네.

 

□ 시작노트 □

 

부안 내변산 직소폭포는 30m 높이에서 힘찬 물줄기가 쏟아지고 폭포 아래에는 푸르른 옥녀담이 출렁대며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고 있다. “봉래구곡逢萊九曲” 상류의 직소폭포는 내변산 계곡미를 대표하는 경승지다. 곳곳의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들은 변산댐에 이르면서 곳곳에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직소폭포는 희열과 감동이다. 폭포를 바라보면 나도 풍경의 일부분이 된다. 시원스레 떨어지는 폭포를 바라보면 마음속 교만, 근심, 걱정 모두 폭포에 던져 마음이 뻥 뚫려 기분이 엄지다. 지혜로운 사람은 막힘이 없이 흐르는 물과 같아서 물을 좋아한다는 지자요수智者樂水란 글귀가 생각나는 직소폭포. 직소폭포는 “마음의 때를 벗으라”며 떨어진다. 떨어지는 것이 천 길 낭떠러지인들 두려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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