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 문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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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19회 작성일 20-03-21 07:00본문
바위 / 문효치
발이 없으니
구르기라도 하고 싶다
태어날 때부터
움적일 수 없는
이 자리
씩씩거리며 지나가는
길짐승 볼 때마다
날갯짓 퍼득이며 가는
날짐승을 볼 때마다
이방의 낯선 거리
신비의 세계에 가고 싶지만
不動은 깊은 감옥
작은 돌멩이가 되어
바람의 발끝에라도 채여
어딘가 굴러가 보기 위해
벼락을 기다리고 있다
나를 깨뜨려 산산조각 낼
섬광 번쩍거리는
벼락을 기다리고 있다
* 문효치 : 1943년 전북 군산 출생, 1966년 <한국일보>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왕인의 수염> 등 다수
< 소 감 >
몸집 큰 바위는, 자체가 태아날 때부터 움직일 수 없는 불통의 감옥이라며
스스로 변신하여 이방의 낯선 곳으로 가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것이다
씩씩거리며 지나가는 길짐승 볼 때마다 날개 퍼득이며 날아가는 날승 볼 때마다
작은 돌멩이 되어 바람결에 실려서라도 그 곳에 가고 싶어서
자기를 깨트려 산산조각 낼 번쩍이는 벼락을 기다린다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혁신 자세를 본다
한 편의 낭만적인 드라마이며 우리 인간이 배워 이루어야 할 잠언(箴言)인 것이다
우리는 단군이래 오천 년의 빛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그러나 우리는 구한말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기므로써 이름 빼앗기고, 자유 빼앗기고
혼마져 빼앗긴 치욕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위정자들이 현실에만 연연해 뼈깎는 혁신을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손에게 그런 아픔을 안겨줬는데 깊이 반성해야 한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한심한 자태는 마음이 아프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노골적으로 국민이 보는 앞에서 개혁을 반대 훼방
놓는 모습(검찰)은 당파싸움에만 열중하던 그 위정자들과 무엇이다른가!
이 강산은 수 천년 후손에게 길이 물려줘야 할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저 바위처럼 살신성인의 자세로 혁신과 개혁을 끊임없이 단행, 발전하여
다시는 후손에게 아픔을 안겨주는 조상이 되지는 말아야 하지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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