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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정성수 시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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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회 작성일 20-04-05 23:58

본문

어머니 우리 어머니

 

-정성수鄭城守-

 

봄똥 쳐다만 봐도 그리움이 먼저 와 어머니의 얼굴이 되었다

 

그 시절 그만 때가 되면

마을 공동 우물가에

순지네 고모도 철구 할머니도 우리 어머니도 봄똥같이 앉아서

손에 배추물이 든 지도 모르고 씻고 또 씻던

봄똥

 

보리밥 푹퍼서 볼따구가 터지도록 쌈 싸 먹는 날

된장도 따라 서럽던 초봄 가에서

점심밥 푸지게 먹은 달착지근한 햇살도

배가 부르면

 

울 넘어 남새밭

잔설 속 겨울을 툴툴 떨어내고

어머니는

 

봄똥같은 똥 한 무더기를 싸놓고 봄똥이 되었다

 

☆☆☆☆☆☆☆☆☆☆☆☆☆☆☆☆☆☆

 

자식들

 

-정성수鄭城守-

 

나무들은 숲을 이루고 있을 때도

한 몸이 되어 본 일이 없다

당연히 가지를 뻗어 서로의 몸을 쓰다듬은 일이 없을 테고

나무들은

벌목꾼들이 땅에 눕히자 바닥에 포개져

비로소 한 몸이 되었다

나무들이 하염없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원래 한 뿌리에서 돋아 난

같은 나무들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전화로만 안부를 묻던 자식들이 모였다

나무들이 관을 짜는 동안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자식들은

늘 바쁘다는 핑계를 대더니 비로소

고목이 쓰러진 뒤에

때 늦은 핏줄을 어루만진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살면서도

서로에게 오가는 길이 멀었다

가지는 한 나무에서 자란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자식들이

땅에 누운 고목을 오래토록 쓰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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