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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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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0회 작성일 20-04-06 08:07

본문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박철


막힌 하수도 뚫은 노임 4만 원을 들고

영진설비 다녀오라는 아내의 심부름으로

두 번이나 길을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삼거리를 지나는데 굵은 비가 내려

럭키슈퍼 앞에 섰다가 후두둑 비를 피하다가

그대로 앉아 병맥주를 마셨다

멀리 쑥국 쑥국 쑥국새처럼 비는 그치지 않고

나는 벌컥벌컥 술을 마셨다

다시 한번 자전거를 타고 영진설비에 가다가

화원 앞을 지나다가 문 밖 동그마니 홀로 섰는

자스민 한 그루를 샀다

내 마음에 심은 향기 나는 나무 한 그루

마침내 영진설비 아저씨가 찾아오고

거친 몇 마디가 아내 앞에 쏟아지고

아내는 돌아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나는 웃었고 아내의 손을 잡고 섰는

아이의 고운 눈썹을 보았다

어느 한쪽,

아직 뚫지 못한 그 무엇이 있기에

오늘도 숲속 깊은 곳에서 쑥국새는 울고 비는 내리고

홀로 향기 잃은 나무 한 그루 문 밖에 섰나

아내는 설거지를 하고 아이는 숙제를 하고

내겐 아직 멀고 먼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프로필

박철 서울단국대 국문과백석 문학상시집[영진설비 돈 갖다주기]외 다수

 

시 감상

 

  해 좋은 날 해 바라기목련을 보며 휘파람 불기문득 봄이다 하기오늘 뭐 해저녁에 소주 한 잔 어때애들 데리고 공원에 다녀올게그리고 박철의 시처럼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도...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일상이라고 한다일상이 아득한 어떤 날의 꿈이 되어버린 코로나 전성시대그냥 있기도 뭣하고저냥 있기도 뭣하고공연히 봄이나 들들 볶다가 그마저도 지쳐 하늘을 본다구름이 참 예쁘다어서그 아무것도 아닌 일상으로 돌아가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절대자님들에게 간절하게 기도해본다요 몇 달이 꿈이었으면 좋겠다. [김부회 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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