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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사막의 표정 / 주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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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6회 작성일 20-04-23 06:18

본문

붉은 사막의 표정 / 주석희


사막의 여우가 낙타 발자국을 세며 따라간다

느릿느릿 태양과 낙타와의 거리

여우는 낙타의 그림자를 밟지 않는다

붉은 능선과 달개비꽃 짓이겨 놓은 하늘빛 사이

하루를 견딘 저녁이 찾아온다


그녀가 여우에게 구운 소세지를 던져준다

먹이를 구걸하는 타성의 눈빛과

메마른 그녀의 이마가 모닥불 속에서 끝없이 타오른다

튀어오르는 불티 곤두박질치는 유성

모래바람이 수없이 묻어버린 낙타의 눈빛 같다

해가 진 쪽으로 연기가 풀어지고

심중을 향한 질문이 사막의 별빛으로 오롯이 돋아난다

호기심을 부풀리며 이방인의 채취를 밟아온 여우가

담요에 파묻힌 여우에게 가만히 귀를 건낸다

불야성에 지친 도시의 여우가 오래전에 잃어버린

본연의 목소리에 매달리듯 귀를 묻는다


바람이 분다

사막의 새벽은 변심한 여자의 입술처럼

낯설고 싸늘하다

하룻밤 여우들의 욕망이 불타버린 자리에서

새하얗게 재가 날린다

첩첩 붉은 새벽이 표정을 바꾼다


* 주석희 : 1966년 하동 출생, 2013년 <포엠포엠>등단

            시집 <이타적 언어>


< 소 감 >


사람이 살 수 없는 황무지의 땅, 사막을 여행하는 한 편의 시가

이렇게 멋들어지고 낭만적일 수 있을까?


사막하면 얼핏 생각나는 것은 지글지글 타오르는 태양, 외줄기

외로운 낙타의 발자국 그리고 한 점의 파란 오아시스


서정과 서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탁탁 튀는 모닥불과 굶주린 여우의 

출현은 화자의 상상력에서 독자는 한없는 생의 극치를 맛볼 수 있다


상상이 상상의 한계를 너머서 또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 듯 사막이

사막의 한계를 너머 우리 내면 깊숙히 다가오는데, 굶주린 여우는 정말 

사막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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