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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볼 / 안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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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3회 작성일 20-06-29 05:55

본문

캐치볼 / 안희연 


예고도 없이 날아들었다

불타는 공이었다


되돌려 보내려면 마음의 출처를 알아야 하는데

어디에도 투수는 보이지 않고


언제부터 내 손엔 글러브가 끼워져 있었을까

벗을 수 없어 몸이 되어버린 것들을 생각한다


알 수 없겠지, 이 모든 순서와 이유를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이는 법이니까 *


나에게 다정해지려는 노력을 멈춘 적 없었음에도

언제나 폐허가 되어야만 거기 집이 있었음을 알았다


그래서 왔을 것이다

불행을 막기 위해 더 큰 불행을 불러내는 주술처럼


뭐든 미리 불태우려고

미리 아프려고


내 마음이 던진 공을

내가 받으며 노는 시간


그래도 가끔은

지평선의 고독을 이해할 수 있다


불타는 공이 도착했다는 것은

불에 탈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나는 글러브를 단단히 조인다


* 애거서 크리스트


* 안희연 : 1986년 경기도 성남 출생, 2012년 <창비>로 등단, 2016년 <신동엽문학상>

            수상, 시집 <밤아리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외


< 소 감 >


손에 들어온 야구볼을 놓고 화자의 사유는 출렁이며 일렁이며 춤추며 흐른다 

불타는 공이라는 것은 놓여있는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인데,

급박한 인생 가고자 하는 곳은 어디인지 또 머물고자 하는 곳은 어디인지 화자는

묻는 듯 하다


손에 들어온 캐치볼은 능동으로 보느냐 피동으로 보느냐에따라 인생의 의미 또한 

달라지곤 하는데,

분명 능동이었는데 조물주의 글러브 안의 미물이라 천재지변 같은 벼락치기 운명

으로 데드볼 같은 홍재였다가 병살타 같은 양박 쓰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인생은 아는 것만큼 존재한다는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고,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것을 보고 느껴서 즉 깊은 사색을 통해서 

존재의 폭을 넓혀야 하지 않겠는가?


불타는 공이 날아들고 있다 투수는 보이지 않는다 

아득한 지평선을 향해 무작정 되 던져야 하나 말아야 하나 

오늘도 캐처는 시름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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