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를 빌리다/ 임영석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엉덩이를 빌리다/ 임영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4회 작성일 20-07-20 08:24

본문

엉덩이를 빌리다

 

임영석

 

엉덩이가 때로는 손이 될 때가 있다

양 손에 무거운 짐을 들고 유리문을 밀고 나갈 때

발은 땅에손은 무거운 짐에 묶여 있으니

화장실이나 가서 내밀던 엉덩이를 빌린다

그런데 지난 봄매화나무 가지마다

하얀 봉우리를 눈꽃처럼 가득 피어 놓을 때

그때도 엉덩이를 빌려 피웠는지

남쪽으로 뻗은 가지가 더 많은 꽃을 피웠다

아무래도 북쪽의 나뭇가지는 매화나무의

엉덩이였기 때문에 꽃망울을 잡지 않고

봄의 문을 밀고 들어섰던 엉덩이였나 보다

양 손에 꽃망울을 움켜잡았던 매화나무나

짐을 들고 있는 내 모습에서

엉덩이 빌리는 것은 마찬가진데

어찌하여 난 엉덩이에 구린내만 나고

매화나무 엉덩이는 꽃샘추위를 녹여 꽃을 피워내는가

꽃 같은 세상 만들겠다는 매화나무의 굳은 의지가

매화나무 엉덩이에 굳은살이 가득 배겨있으니

앉지도 서지도 않고평생 제 고집의 한 자세로

손과 발을 대신하겠다는 엉덩이의 다짐,

왠지 어정쩡한데 그 자세가 편해 보인다

작자미상의 모든 매화도(梅花圖손과 발을 쓸 수 없어서

그 시절 엉덩이를 들이밀었던 그림 아닐까

 

[시 감상]

 

때때로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정작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우연히 발견할 때가 있다세상 모든 것은 모두 쓰임새가 있는 법몸의 한 부분이든 삶의 한 부분이든가장 어울리는 곳에 쓸 줄 안다면 그것을 적재적소라고 한다지금당신은 당신의 어떤 것을 가장 덜 사용하고 있는지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이겨 낼 열쇠가 바로 그것이다요긴한 곳에 엉덩이를 들이밀어야 할 때다. [김부회 시인평론가]

 

임영석 프로필 층남 금산, 1985현대시조 천료 외 다수시집[고래 발자국]외 다수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43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07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0 08-10
2069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2 08-09
20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1 08-07
206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0 08-03
20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8-03
2065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5 0 07-27
206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2 0 07-27
20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7 0 07-27
2062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2 0 07-26
2061 고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0 07-22
열람중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0 07-20
20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8 0 07-20
20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0 07-13
20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0 07-13
205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0 0 07-09
20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6 0 07-06
20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9 0 07-06
205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0 07-02
205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3 0 07-01
20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1 1 06-30
20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1 0 06-29
20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6 0 06-29
2048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6 0 06-28
204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0 06-26
204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 0 06-22
20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6 0 06-22
20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8 1 06-19
2043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7 0 06-17
20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 0 06-15
204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0 06-15
204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0 06-09
203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1 0 06-08
20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4 0 06-08
203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0 06-06
203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 0 06-01
20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0 06-01
20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1 0 06-01
203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2 0 05-29
203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2 0 05-28
20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3 1 05-26
203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0 05-25
20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0 05-25
20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8 0 05-25
202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3 0 05-21
20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7 0 05-18
20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1 0 05-18
202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0 05-15
202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0 05-13
2022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8 0 05-13
202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1 0 05-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