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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 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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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9회 작성일 20-08-11 02:30

본문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 진은영 


봄, 놀라서 뒷걸음 치다

맨발로 푸른 뱀의 머리를 밟다


슬픔

물에 불은 나무토막, 그 위로 또 비가 내린다


자본주의

형형색색의 어둠 혹은

바다 밑으로 뚫린 백만 킬로의 컴컴한 터널

- 여길 어떻게 혼자 걸어서 지나가나?


문학

길을 잃고 흉가에서 잠들 때

멀리서 백열전구처럼 반짝이는 개구리 울음


시인의 독백

"어둠 속에 이 소리마저 없다면"

부러진 피리로 벽을 탕탕 치면서


혁명

눈 감을 때만 보이는 별들의 회오리

가로등 밑에서는 

투명하게 보이는 잎맥의 길


시, 일부러 뜯어본 주소 불명의 아름다운 편지

너는 그곳에 살지 않는다


* 진은영 : 1970년 대전광역시, 2000년 <문학과사회>로 등단, 2013년 제21회

            <대산문학상>수상,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등


< 소 감 >

일곱 개의 단어 풀이가 요즘 세상의 물상을 적날하게 나타내고 있다 

요즘 우리사는 세상은 삭막하고 험악해서 자본주의 민주주의가 난맥

상을 보이면서 만년된 내로남불이 개구리 울음처럼 소란스럽다

검은 고양이가 흰 고양이 되어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외쳐대니 이보다

더 악다구리 같은 세상 있을까?

그래도 문학이 있어서 詩라는 장르가 있어서 한줄기 빛으로 바라보고

숨쉬며 살아가고 있다



       생피를 찾아서 / 湖巖


황야의 총잡이 내 친구 황야를 누빈다

딸랑 총 한 자루에 목숨을 건 총잡이의 가슴 속에는

빨간 뱁새가 산다

삭막한 땅 적셔줄 생피를 찾아서

마도로스파이프 비스듬히 꼬나물고 방아쇠를 당긴다

쏘는 대로 빗나가는 총알, 총알,

어젯밤 겨뤘던 외는박이 녀석은 어디서 찾나

그와의 한판 승부는 숙명적인 것

뱁새의 눈동자에 찬바람이 인다

0.1초 차이로 생사가 갈리는 거친 황야

해와 달과 바람은 그의 친구

생피만 찾는 독수리눈과 여우이빨도 그의 친구

결투로 시작해서 결투로 끝나는 

총잡이의 하루는 총잡이의 전부다

눌러 쓴 중절모에 감도는 석양빛 갈기

화들짝 놀라 달아나는 애꾸눈을 향해

회심 찬 방아쇠를 당기고 휘파람은 불지만......


집토끼도 산토끼도 멀고 먼 안개 속인데

황야의 총잡이 내친구 오늘도

탕, 탕, 자판기 두드리며 새벽길 달린다

생피를 찾아서

달리는 말굽마다 박꽃은 피었다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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