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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브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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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0회 작성일 20-09-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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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브라자

 

복효근

 

 

목련꽃 목련꽃
예쁘단대도
시방
우리 선혜 앞가슴에 벙그는
목련송이만 할까
고 가시내
내 볼까봐 기겁을 해도
빨랫줄에 널린 니 브라자 보면
내 다 알지
목련꽃 두 송이처럼이나
눈부신
하냥 눈부신
저……

 

 

―시집『목련꽃 브라자』(천년의시작, 2005)

 

 

 

  봄이 오는 길목에서 동네 담장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꽃이 흰목련이다.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 한창 목련이 피고 있다. 백과사전에 보니 목련은 연꽃처럼 생긴 아름다운 꽃이 나무에 달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목련의 자생지는 한라산이 고향이며 전남 진동에 있는 석교초등학교에는 키 12미터, 줄기 밑둘레가 280센티미터의 약 100년생 목련이 자라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보는 백목련은 자생 토종 제주도 목련이 아니라 중국이 원산지라고 한다.

 

  자랄 때 나는 어머니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브래지어를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도 없다. 여자형제도 없어서 브래지어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방학에 사촌집에 놀러갔더니 마당의 빨랫줄에 반으로 접혀서 널려있는 이상한 것을 무심코 보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브래지어였다. 아들 형제끼리 치고박고 싸우면서 커서 그랬을까. 딸, 딸 노래를 불렀더니 결혼하고 정말 딸이 둘이 생겼다.

 

  여자아이들이 커가면서 브래지어를 하게 되고 여기저기서 눈에 띄다보니 어렸을 때 마냥 동경했던 신비함 같은 것은 사라졌지만 내게 있어 여자들의 브래지어는 목련꽃보다 더 눈부시고 경이로웠다. 시 속의 화자 또한 딸아이가 없었다면 성장해가는 딸의 모습에서 목련꽃 같은 브래지어의 성스러움을 맛볼 수 없었으리라. 


  복효근 시인의 이 시가 지하철 시에 걸렸다가 외설 시비에 휘말려 철거되었다고 한다. 선정적이고 불쾌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어떤 카페에서는 댓글이 온통 부정적이다. 아이들도 공유하는 저런 시를 예술이랍시고 공공장소에 걸었다고 서울시까지 싸잡아 비판을 하고 있다. 심지어는 아버지가 딸을 상대로 성희롱을 했다고 한다.

 

  태어난 게 엊그제 같은데 유치원의 재롱잔치를 본 게 며칠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커서 딸은 브라자를 하고 있다. 어느새 아버지라도 볼까봐 숨기고 싶은 여자로서의 사생활이 생긴 것이다. 딸아이를 키워본 아버지들은 알 것이다. 불쑥 커가는 딸아이의 성장의 기쁨과 내 곁은 떠나야 할 때가 되어간다는 아쉬움을. 이 시도 이런 맥락에서 시선을 달리한다면 외설 시비가 붙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그렇지 않는가보다. 시는 시인을 떠나면 독자의 몫이라지만 참 시 쓰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뜬금없이 엘렉트라 콤플렉스 생각나는 것은 또 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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