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위의 사랑 /차창룡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벼랑 위의 사랑 /차창룡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6회 작성일 20-09-07 20:03

본문

벼랑 위의 사랑

 

차창룡

 

 

모든 사랑은 벼랑 위에서 시작되더라, 당신을 만나고부터

벼랑은 내 마음의 거주지. 금방 날아오를 것 같은 부화 직전의 알처럼

벼랑은 위태롭고 아름다워, 야윈 상록수 가지 붙잡고

날아올라라 나의 마음이여, 너의 부푼 가슴에 날개 있으니,

 

일촉즉발의 사랑이어라, 세상은 온통 양귀비의 향기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당신과 나는 벼랑에서 떨어졌고,

세상을 우리를 받쳐 주지 않았다. 피가 튀는 사랑이여,

계곡은 태양이 끓는 용광로, 사랑은 그래도 녹지 않았구나.

 

버릇처럼 벼랑 위로 돌아왔지만, 벼랑이란 보이지 않게 무너지는 법,

평생 벼랑에서 살 수는 없어, 당신은 내 마음을 떠나고 있었다.

떠나는 이의 힘은 붙잡을수록 세는 법인지.

 

모든 사랑은 벼랑 위에서 끝나더라, 당신을 만나고부터

내 마음은 항상 낭떠러지였다. 어차피 죽을 용기도 없는 것들아,

벼랑은 암시랑토 않다는 표정으로 다투고 있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시집벼랑 위의 사랑(민음사, 2010)


 

   꿈꾸는 듯 달콤한 사랑을 기대하는 강형철 시인의 소박한 시 야트막한 사랑을 읽다가 벼랑 위의 사랑을 읽으니 첫 구절부터 위태위태하다. 모든 사랑이 벼랑 위에서 시작이 된다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처음부터 불쏘시개처럼 격정적인 사랑은 오래 못 간다고 한다. 헤어지기 위해 시작하는 사랑은 없지만 이 시는 처음부터 헤어짐을 내포하고 있다. 누구의 잘잘못도 아니다. 마음은 인연 따라 왔다가 흐르는 물처럼 아무 것도 싣지 않고 가는 것이다.

 

   벼랑 위의 사랑, 세속 남녀의 사랑을 두고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보듬고 안아주는 평범한 사랑을 하는 선남선녀에겐 지고지순한 사랑은 없다. 사랑은 두 사람의 마음이 한데 고여 있을 때만 가능한 것. 한 사람의 마음이 떠나는 순간 사랑은 끝나는 것이다. 가여운 인간의 사랑을 두고 신의 경지로 끌어올리려 할 필요도 없다. 사랑을 잃었다고 해서 너무 슬퍼한 것도 분노할 것도 없다. 사랑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자동사라고 하지 않았던가.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35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35 흐르는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6-30
134 흐르는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0 12-27
13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1 12-13
13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 04-14
13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1 12-16
13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0 06-26
12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0 02-24
12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0 09-19
127 흐르는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 1 06-11
12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0 09-02
12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 0 02-28
12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0 05-01
12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0 04-17
12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0 02-21
12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8 0 03-02
열람중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0 09-07
11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 07-01
11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6 0 08-26
11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6 0 03-14
11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0 02-20
11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9 0 05-25
11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2 0 08-14
11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0 0 02-29
11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3 0 05-28
11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 0 06-01
11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4 0 03-05
10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8 0 11-06
10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0 0 03-10
10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2 0 09-04
10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8 0 04-09
10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0 0 02-05
10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1 0 04-15
10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4 0 07-28
10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0 03-12
10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0 08-11
10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0 08-24
9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1 0 02-27
9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0 09-26
9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0 09-11
9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5 0 07-09
9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8 0 04-16
9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0 11-22
9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0 09-08
9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0 09-15
9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0 10-15
9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0 05-15
89 흐르는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1 12-16
8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0 02-20
8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3 0 06-06
8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 0 08-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