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꽃 피다 / 신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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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꽃 피다 / 신달자
바람 부는 3월
진회색 개나리 가지들 속에서
노오란 머리 비집고 나오는
신생아들
순금의 애기부처들이
지난해 못다 준 말씀을
세상에 와르르 쏟아내고 계시다
온 몸으로 순금의 등을 켜고
거리에 순금의 자비를 내리신다
화가 잔뜩 난 사람들 여기를 봐라
하늘의 선물로 내린 빛의 아기들
세상을 순화시키려고
거리마다 신생아실을 짓는다
절하라
거기가 어디든 모두 법당 안이다
아기부처들을 태운 황금열차가
세상의 거리를 달려간다
3월 설법으로
개나리꽃 핀다
* 신달자 : 1943년 경남 거창 출생, 2019년 제6회 석정시문학상 수상
2018년 제29회 김달진시문학상 수상, 시집 <간절함>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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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방초 만화방창 흐드러진 봄날
나리축에 끼지도 못하는 천덕구러기 개나리들이
한 시인의 은혜로움으로
순금의 애기부처 되어
거리마다 자비의 등불 밝히고 계시다
온 누리에 부처님 말씀 환하다
죄짓고도 잘났다 낄낄대는 녀석들아
내 똥 한 자루인데 네 똥 구리다 악다구리치는 족속들아
색즉시공이고 공즉시색이다
나는 천사 너는 악마 치고 박고 이전투구 벌이는 것들아
마약 타락 퇴폐 환각 속에 아귀다툼 벌이는 인간들아
지옥이 따로 없다 너희가 사는 곳이 바로 지옥이다
아기부처 탄 황금열차 마지막 지나고 있다
지금이 기회다
절하라 회계하라 구원 받아라 그리고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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