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국밥 ​/이철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아버지와 국밥 ​/이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54회 작성일 20-10-15 09:15

본문

아버지와 국밥 ​

 

이철 ​ ​ ​

 

 

아버지는 국밥을 좋아했다

장날 아침 툴툴대는 대동 경운기

뜨신 물 한 바가지 부어주면

십 리 밖 장거리로 휑하니 나서는

아버지는 국밥을 좋아했다

딸보 덕구네 어물전 지나

저기 저만치

국밥보다 더 따뜻한

국밥집 아줌마를 좋아했다

모닥불에 몸을 녹이듯

국밥 그릇에 손을 대고 있으면

아버지는 어느새

국밥보다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

내 귀를 만져주었다

이제 나도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

한 그릇 국밥이 그리운데

국밥보다 더 따뜻한

국밥집 아줌마가 그리운데

세상은 갈수록 찬밥인지라

뜨신 국물 한 그릇 부어주면

어느새 뜨건 국밥이 되는

갈수록 세상은 겨울인지라

아버지는 국밥을 좋아했다

국밥보다

국밥 가득 피어나는

사람들의 입김을 좋아했고

국밥보다 더 따뜻한

사람들의 손을 좋아했다

 

 

―시집『단풍 콩잎 가족』(푸른사상, 2020)

 

------------

  국밥 안 먹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밥이 뭐지 하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까. 국에 밥을 말은 것을 국밥인데 보통 식당에 가보면 국과 밥이 따로 나온다. 물론 콩나물국밥처럼 아예 조리실에 밥을 말아서 나오듯 국밥은 국에 밥을 넣어서 대접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밥 따로 국 따라 하면 그릇과 일손도 많이 필요한데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접대하는 경우 추울 때 뜨겁게 먹기 위한 음식으로 알맞은 게 국밥이다.

 

  나 역시 국밥과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있다. 무슨 볼일로 아버지를 따라갔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내 고향 강원도 철암에서 강릉 방향 영동선 기차를 타고 도계역에 내렸는데 그 도계역 식당에서 아버지와 돼지국밥을 먹은 추억이 있다. 맛은? 기억도 없다. 다만 돼지 귀와 암퇘지였는지 젖가슴살도 있고 그랬던 것 같은데 맛보다 징그러웠던 기억이 남아있다.

 

  어쨌든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밥을 좋아한다. 아침저녁 찬바람이 부는 10월 들어서면서 따끈한 국밥이 그리운 계절이 되었다. 화자 또한 국밥을 좋아했던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국밥을 좋아했던 아니 국밥보다 국밥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사랑했던 그 아버지가 그리운 것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4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56 1 07-07
41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 0 04-26
416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4-23
41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4-18
41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1 04-17
41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4-12
415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4-07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04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3-29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3-22
4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3-18
41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3-15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3-14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3-08
4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3-03
41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1 02-18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2-16
4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2-11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1 02-04
41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 02-03
4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1-29
41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3 01-28
4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0 01-26
41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 0 01-25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1 01-22
41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2 01-20
4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01-19
413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 01-14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01-08
41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1-03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12-24
41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 12-22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12-21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12-07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 12-03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11-30
41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 11-23
41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1 11-18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 11-17
41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11-16
412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11-15
41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 11-14
41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1 11-11
41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11-10
411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11-06
411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11-03
411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2 10-31
411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2 10-28
41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10-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