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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가 따뜻하다 / 이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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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0회 작성일 20-10-19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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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가 따뜻하다 / 이수익


길옆

자전거보관소에

몸이 뜯긴, 오래된, 주거불명의

자전거 몇, 버려져 있다.


안장이 사라지고

체인이 풀린

타이어가 땅바닥까지 함몰된 자전거들이

구겨진 풍경의 액자를 만들며

어둠 속을 비스듬히 누워 있다


오랜 무관심에 길들여진 편안함이

어느덧 그 심연에

맞닿아

나태의 궁핍이 제법 반질반질하다.


이제는 더 이상 뜯길 것 없으므로

자유가 너희를

화평케 하리라!


날마다 이맘때쯤 찾아오는 그늘이

친구처럼 유정하게 툭, 툭,

바큇살을 건드리는 오후


자전거들은

왕년에 달리던 기세를 되살려

저렇게 뻗어나간 아스팔트길을

씽씽 내질러보고 싶은 푸른 욕망에 진저리치며

한 번씩은 꿈틀,

해보기도 하는 것이다.


* 이수익 : 1942년 경남 함안 출생, 2008년 제3회 이형기문학상, 2007년 제4회 

            유사시문학상, 2007년 공초문학상 수상, 시집 <조용한 폭발> 등

 


< 소 감 >


경로당 처마 끝에 쪼그려 앉은 호호 박꽃들

일그러진 페달과 뒤틀린 핸들

체인도 벗겨져 주저앉은 궁핍은

붉은 늑대들이 할퀴고 간 투쟁의 흔적


시궁창 속에서 피어난 핏빛 긍지들

초점 잃은 눈동자에 저녁 빛 서려도  

후회는 없단다


팔팔 끓던 팥죽과 싱그러운 그날의 빵집들 

지금은 먼 기억 속에 흩날리는 한 줌의 재


존재는 본질을 향해 자기를 초월한다*

희망이라곤 딸랑 경노잔치뿐인 녹슨 존재들


그들이 부딪쳐 달려온 길,  곳에 

부처님 사시는 길이 있다

진정, 그들을 존경하라 숭배 하라!


* 헤겔의 논리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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