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파/ 심상숙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움파/ 심상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4회 작성일 20-10-26 08:33

본문

움파


심상숙 


비집고 나오는 것은 차갑고 뭉클하다


어둑한 부엌 한 구석

던져둔 파 한 뿌리에서,

샛노란 빛

한 줌 새어 나온다

연두로 날이 선,

그 뒤에는

살비듬 섬뜩하다


목구멍 위로 성난 갑상선처럼 움이 비어져 올라올 때

흰 뿌리 사이로 흙 알갱이 몇 알 바스락거린다

몇 장의 겉 잎

누렇게 지쳐갈 때,


저, 환히 비집는 화살촉 하나

아궁이 불꽃처럼 화끈하다

움찔, 떨고 있다


밑둥치 껍질

나비 날개처럼 투명해지는 동안

볼록, 씨방 하나 베어 문 새 촉

곧, 흰나비 떼 뭉클뭉클 파 꽃 고랑을 구르리라


촉이 제 속도로 날아가는 동안

쿨렁하게 속을 비우는 파 대궁,


오래 전 어두워진

내 자궁 길에도 환히 불길 타 오른다


[시감상]


  파 한 뿌리,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뿌리는 여전히 삶을 빨아들이고 있다. 마치 우리네 어머니가, 혹은 내가 그렇게 질긴 인생을 살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파가 자라는 동안 봄이 왔고, 계절이 갔을 것이다. 어쩌면 파는 한 개의 화살촉 인지도 모른다. 삶이라는 과녁에 명중하기 위하여 그녀가 그렇게 안달복달 솟구치며 살아온 어느 한 생을 뭉근하게 내보이듯. 누가 알든 말든 그렇게 사는 것, 부엌 한 구석 던져놓은 파 한 뿌리 같은 어머니.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심상숙 프로필] 광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김장생 문학상외, 시집[흰 이마가 단단하구나]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88건 3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8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 02-25
18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 02-21
1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 02-11
18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 02-04
1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01-30
18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1-28
18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 01-26
1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1 01-20
18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1 01-18
17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 01-17
17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06-24
17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1 06-11
17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06-07
17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1 06-04
1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9 0 03-19
17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4 0 03-15
17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8 0 03-05
17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1 02-26
17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2 1 02-24
1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0 02-10
1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 02-04
16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8 1 01-21
16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1 01-20
16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0 01-15
16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1 01-11
1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 01-04
16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0 12-28
1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1 12-23
16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 1 12-21
1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 12-11
1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 1 12-04
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0 0 11-27
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9 0 11-23
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6 2 11-16
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 0 11-16
15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8 0 11-06
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 0 11-02
열람중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 10-26
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4 0 10-19
14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2 0 10-12
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1 10-07
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0 10-05
14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0 09-28
1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0 09-21
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9 0 09-14
14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5 0 09-07
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0 08-31
14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6 0 08-24
14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0 08-17
13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0 08-1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