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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1/ 정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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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0회 작성일 20-11-27 11:26

본문

자화상 1

 

정광호

 

나의 무딘 입술이

오늘도

당신 가슴에 비수匕首가 되었습니다.

 

어눌한 말솜씨를

대신하려던 내 미소조차

헤집으며 도려내는 칼날이 되었습니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참을 인 세 번이면,

 

한마디 말의

아쉬움으로

떠나보낼 걸 그랬습니다.

 

차라리

내 잔잔한 미소만

남겨둘 걸 그랬습니다.

 

(정광호 프로필) 북원문학상 수상, 원주 문협 회장, 육민관 고교 교사 재직 중, 시집(사노라면)

 

(시감상)

 

  말은 말이다. 이미 달리기 시작한 경주마이며.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다. 무심결에 던진 말 한마디가 어떤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나도 모르는 사이 멘토가 되어 있거나 나쁜 사람이 되어 있거나. 말은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지식을 뽐내는 것이 아니다. 곡진한 마음을 담거나 배려를 담아 진솔하게 건네는 말의 온도는 따듯하다. 나는 부처님 눈인가? 아닌가? 말뼈는 날카롭게 세우는 것이 아닌, 삶의 중심을 바로 잡는 척추의 기능을 할 때 세상은 순화의 순환을 한다. 미소는 말보다 더 큰 울림이다. 살면서 절대 비수匕首를 꺼내지 말자. (/ 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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