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씌어진 시(詩)/윤동주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쉽게 씌어진 시(詩)/윤동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6회 작성일 20-12-20 12:41

본문

쉽게 씌어진 시(詩)






윤동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握手).



-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에서, 1948 -






*  이 시는 1942년 도쿄의 아주 작은 하숙방에서 씌어졌다.

   시인의 시가 모든 세대를 걸쳐 읽히는 것은

   내밀한 감정을 잡아당기는 공감이 있기 때문이리라.

   한 시간이 넘는 학교에서 집까지의 거리를 걸어가며 시인의 시들을

   외우던 학창 시절이 생각난다.

   이만한 시인을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는지.

   그의 시는 기교나 유려함 따위의 형식으로 평할 수 없다.

   다만 마음을 감화시키는 진정성이 그의 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40 1 07-07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 06-1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4-13
4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4-12
48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4-10
486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4-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