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의 시/ 이해인
페이지 정보
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0회 작성일 20-12-28 08:35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김포신문)
송년의 시
이해인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치듯
빨리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지나가지요?
나이들수록 시간들은 더 빨리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시감상)
연말이다. 가볍게 읽히며 알맹이가 무거운 시 한 편을 보낸다. 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라는 본문이 눈에 쏙 들어온다. 한 해를 보내며 정작 잊을 건 잊지 않고, 용서할 건 용서하지 않으며 사는 것 아닌지 돌아볼 지점이다. 아주 평범하면서도 늘 잊고 사는 말. 오늘이 마지막인 듯. 정말 그렇게 살았는지 그것도 내게 물어봐야 한다. 답은 늘 바깥에, 타인에게 있지 않다. 바로 당신이 답이다. 스스로 아무것도 묻지 않는 당신이 답이다.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자. 지금 당장.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이해인 프로필)
강원 양구, 울림예술대상, 부산여성문학상, 수녀, 시집 (민들레 영토) 외 다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