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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톱니/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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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2회 작성일 21-01-0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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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니 




안미옥





어린 나는 

무너지는 마음 안에 있었다


무너지는 것이 습관이 된 줄도 모르고

무너지고 무너지면서

더 크게 무너지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주저앉을 마음이 있다는 건

쌓아올린 마음도 있다는 것

새가 울면

또다른 새가 울었다


또렷하게 볼 수 있다면

상한 마음도 다시 꺼내볼 수 있을까

도마 위에 방치된 생선이나

상온에 오래 놔둔 두부처럼

상한 것은 따듯하고

상한 것은 부드럽게 부서진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은

감당할 수 없는 일로 남아

마음을 놓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빛이 물속으로 들어간다

물을 찢으며 들어간다

어린 나는 그것을 보고 있었다


손바닥이 열려

흐른다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아침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적 없었다

두꺼운 이불을 덮고

맞물리며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했다


덜 자란 나무는 따듯할 수 있다

한번 상하고 나면 다음은 쉬웠다



- 시집 <온>에서, 2017 -





 * 삶은 기계의 톱니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무너지는 마음과 쌓아올린 마음,

  상한 마음과 그렇지 않은 마음,

  또 감당할 수 있는 마음과 그렇지 못한 마음.

  상하고 무너지고 감당할 수 없는 마음이 찾아왔을 때,

  우리는 그 다음은 쉬우리라는 위안으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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