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식당/김혜수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역전 식당/김혜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2회 작성일 21-01-21 19:04

본문

역전 식당 




김혜수





국밥을 주문해놓고

티브이 화면 속 무균실 유리상자 안에서

밥숟가락 뜨는 아이를 보네

육체에 배달되는 밥이라는 세균

병 깊어 투명한데

밥 한술 뜨는 게 필생을 기울이는

의식이어서 읍하고 서서

마음으로 대신 밥을 먹고 있는 어미

먹는 게 아니라 다만

먹어두는 밥이 있네

서둘러 한술 뜨는 역전 식사

식탁을 가로질러 모서리에서 툭

급하게 사라지는 햇살

유리문을 밀고 왁자하게 밀려왔다가

왁자하게 쓸려나가는 발자국에

이상한 고요가 묻어 있네

한칸의 정적 부려놓고 기차 떠나네

가벼운 흥분으로 와글거리다

잦아드는 기다림의 끝에

마주하고 싶은 밥이 있네

식어버린 선지처럼 겉돌며

역전 식당 창가에 앉아

일렬로 늘어놓은 화분들을

오래도록 내다보고 있는

저기, 저



- 시집 <이상한 야유회>에서, 2010 -






*  밥은 생의 의식이다.

   어떤 밥은 시장터처럼 흔하고 또 어떤 밥은 필생을 기울이는 예배다.

   먹어야만 하는 밥이 있고 단지 먹어두는 밥이 있다.

   어떤 이는 왁자한 가운데 왁자하게 먹고

   어떤 이는 왁자한 가운데 정적이 깃든 채 먹는다.

   시는 식당의 풍경을 투명하게 늘어놓고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3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27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 02-10
22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0 02-10
2268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 0 02-10
226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 02-09
2266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0 02-09
2265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0 02-09
226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5 1 02-08
22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6 0 02-08
226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0 02-07
226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0 02-06
226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 02-05
225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1 0 02-04
22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 02-04
225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0 02-03
225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0 02-02
225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6 0 02-01
22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 02-01
225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 01-31
225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5 0 01-29
225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0 01-28
225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01-27
224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0 01-26
224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1-25
22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9 0 01-25
224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 0 01-24
224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9 0 01-23
224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01-22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 01-21
22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1 01-21
22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0 01-20
224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1 01-20
223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 01-19
2238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01-18
223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7 0 01-18
22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6 0 01-18
223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9 0 01-17
223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3 0 01-16
223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6 0 01-16
223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0 01-15
223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0 01-15
22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3 0 01-15
222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 01-14
222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0 01-13
222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4 0 01-12
222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 01-11
22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1 01-11
22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3 0 01-11
222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1 01-10
222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 0 01-09
222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0 01-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