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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로스트 볼 / 이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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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7회 작성일 21-01-25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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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볼 / 이혜미


나는 당신이 버렸던 과실, 검게 타들어 가던 달 속의 씨앗, 단단한 씨앗에 갇혀 맴돌던


비명


마음을 가질 새도 없이 이리저리로 몰려다니다 아득한 벼랑 속으로 빠져드는 것만을 꿈

이라 불렀지 언제 무너질지 몰라 두근거리던 방향만을


가지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어 아마도 먼 나라에서 훔쳐온 것 말라가는 뿌리를 휘

저어 당신에게 멀어질 거야 희고 외로운 열매를 맺겠지 오래전 함께 스쳐 지나갔던 풀숲

에서


나는 꺼꾸로 자라는 식물, 더러운 물속에 머리를 담그고 낯선 구석이 될 거야 우주의 품

속에서 조금씩 삭아가는 이 작고 얼룩진 행성처럼


다시 멀어지고 가벼워질 수 있을까 몸을 버리고, 꿈처럼


공중에 매달린다면


* 이혜미 : 1988년 경기도 안양 출생, 200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보라의 바깥> 등



< 소 감 >


나는 당신이 버렸던 공(과일) 

당신이 잃어버린 세월, 당신의 영혼, 당신의 흔적


당신이여 기억하라,

세월은 역행할 수 없고 영혼은 영원하다는 것을   

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세월 속에 흘러버린 당신의 나를 되돌릴 수 없어 

당신은 노래하네, 

돌아오지 못할 나를 그리워하며

당신의 노래는 누구도 따라 부를 수 없는 비명 같은 

신비의 세계


* 모든 생은 본래 예지적인 것으로서 시간의 변화에 따르지 않으며

  출생에 의하여 시작된 것이 아닐뿐만 아니라 죽음에 의해서 종결

  되는 것도 아니다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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