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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력/이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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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5회 작성일 21-01-28 18:37

본문

전속력 




이장욱 





타조처럼 튼튼한 다리로

공포를 표현하자.

두 다리가 최대한 엇갈리는 순간

누구나 전속력에 도달한다는 것,


우연 속에서만 서로를 만나는

아주 단순한 세계를 상상할 때가 있어요.

그 세계에 참을 수 없는

호감을 느끼는 때가.


타조의 다리들은 지금 

서서히 예감하는 중.

예감이란 연기와 같다가

갑자기 튀어오르는 검은 표범과 같다가

우리는 모두 요이,

땅!


드디어 타조는 화면 속을 질주하고

발자국을 마구 흘리고

소파에 파묻힌 채 우리는

있는 힘껏 웃음을 터뜨렸다.

이것은 타조가 타조를 생각할 수 없는 세계,

기린이 기린의 긴 목을,

토끼가 토끼의 완성을,


저는 거리를 걸어가다가 가위눌린 적이 있습니다.

도망치는 타조도 가위에 눌릴까요?

질주하는 표범은?

우리는 전속력으로

정지했다.



- 시집 <생년월일>에서, 2011 -






* 속력이란 말에는 두 가지 차원이 들어있다.

  거리와 시간이다.

  속도의 단위인 m/s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즉 전속력은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먼 거리를 갈수록 최대치가 된다.

  그런데 전속력으로 정지한다니, 이는 얼핏 틀린 말이다.

  그러나 전속력으로 정지했다를 유체역학적으로 해석하면,

  s/m가 된다. 즉 거리가 멀수록 잽싸게 도착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타조와 표범이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이 쉬울까?

  아니면 전속력으로 정지하는 것이 쉬울까?

  생은,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지할 줄 아는 건 더욱 중요하다.

  그것도 전속력으로.

  달리는 차를 생각해보면 자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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