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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주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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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4회 작성일 21-02-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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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주하림


나는 그것들과 작별해도 되는 걸까

    하지만 나는 그것을 향해 가요

               -배수아 <북쪽 거실>




혐오라는 말을 붙여줄까 

늘 죽을 궁리만 하던 여름날

머리를 감겨주고 등 때도 밀어주며

장화를 신고 함께 걷던 애인조차 떠났을 때

나는 사라지기 위해 살았다


발 아픈 나의 애견이 피 묻은 붕대를 물어뜯으며 운다

그리고 몸의 상처를 확인하고 있는 내게 저벅저벅 다가와

간신히 쓰러지고는,

그런 이야기를 사람의 입을 빌려 말할 것만 같다

'세상의 어떤 발소리도 너는 닮지 못할 것이다'


네가 너는 아직도 어렵다는 얘기를 꺼냈을 때 

나는 우리가 한번이라도 어렵지 않은 적이 있냐고 되물었다

사랑이 힘이 되지 않던 시절

길고 어두운 복도

우리를 찢고 나온 슬픈 광대들이 

난간에서 떨어지고, 떨어져 살점으로 흩어지는 동안

그러나 너는 이상하게

내가 손을 넣고 살며시 기댄 사람이었다



- 시집 <비벌리힐스의 포르노 배우와 유령들>에서, 2013 -






* 누구나 그러한 때가 있었으리라.

  그 무엇도 힘이 되지 않고, 슬픔이 무수히 땅으로 떨어지던 시절.

  그런데 이상하게도 멀어지던 것으로부터 오히려 손을 건네받은 적이 있으리라.

  또 작별하는 것으로부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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