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계속 나일 때/신용목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내가 계속 나일 때/신용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1회 작성일 21-02-04 17:53

본문

 내가 계속 나일 때




 

 신용목






 물이 끓는다

 물이 

 사라지려 하고 있다

 물

 아닌 것이 되려 하고 있다

 물

 아닌 것이 되기 전에

 사라지기 전에


 보리차 티백을 넣는다,

 베란다 화분에서 사철나무 잎 하나가 뚝 떨어지는 것처럼 눈이 내리고


 오래전 봄날, 곰을 잡고 곰의 두개골에 화장을 해 숲으로 돌려보냈는데

 그 곰이 하얗게 돌아왔다고


 생각하는 내가 있다,

 그때까지가 가을이었으니까


 창밖 단풍나무 잎은 여태 지지도 않고 눈을 받고 있다 하나의 발자국이 다른 발자국의 바닥을 잠시 견뎌주고 있다 

 

 아직 떠나지 않은 생각이 잠시 나를 받아주고 있다,

 생각하면


 몸은 신전처럼 더워지고 예배처럼 슬픔이 모여든다


 그때까지가 생각이었으니까,


 나는 그냥 살았을 뿐이다

 나는 계속 나였다

 

 내가 끓었을 때

 그가 왔다


 그리고 식어가는 시간이었다



 - 시집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에서, 2017 -







* 시를 읽고 시인의 생각을 전부 해부하듯 아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어렵고 쉽고를 떠나서 생각을 비유 속에 녹여 글이라는 그릇에 담아 내놓는 시를 우린 그저 읽을 뿐이다.

  그러다 뭔가 소스라치듯 깨달음이 오면 우린 남모를 환희에 젖어 살기도 한다.

  또한 끓을 때가 있다 그리고 식을 때도 있다.

  그래도 나는 나이기에 눈처럼 발자국처럼 나를 견디며 간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3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27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 02-10
22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0 02-10
2268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 0 02-10
226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 02-09
2266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0 02-09
2265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0 02-09
226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6 1 02-08
22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6 0 02-08
226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0 02-07
226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0 02-06
226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 02-05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2 0 02-04
22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 02-04
225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0 02-03
225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0 02-02
225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 0 02-01
22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 02-01
225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 01-31
225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5 0 01-29
225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0 01-28
225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01-27
224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0 01-26
224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1-25
22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9 0 01-25
224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 0 01-24
224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9 0 01-23
224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01-22
224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 01-21
22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1 01-21
22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0 01-20
224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1 01-20
223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 01-19
2238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01-18
223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8 0 01-18
22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6 0 01-18
223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9 0 01-17
223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4 0 01-16
223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6 0 01-16
223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0 01-15
223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0 01-15
22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3 0 01-15
222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 01-14
222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8 0 01-13
222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4 0 01-12
222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 01-11
22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1 01-11
22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3 0 01-11
222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1 01-10
222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 0 01-09
222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0 01-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