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이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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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9회 작성일 21-02-05 21:34본문
단절
이재금
길섶에 앉아
양지꽃 보는 동안
땅강아지 보는 동안
밭두렁 잠시 들러
오줌 누는 동안
모두들 갔구나
너무 멀리 갔구나
- 시집 <말똥 굴러가는 날>에서, 1994 -
* 어린 생각이었지만 중고등학교 다닐 때 걱정이 있었다.
다들 저렇게 교과서 위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난 이렇게 시며 소설이며 고전을 읽는답시고 지내도 되는지.
그래서 삶이 성공했는지 아닌 건지 판단하긴 힘들지만
뭐 그래도 양지꽃도 알고 땅강아지도 사귀고 밭두렁에 실없이 오줌도 눠보고
나름 재밌게 산 거 같다.
멀리 가버린 친구도 있었지만 되레 가까워진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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