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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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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시/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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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5회 작성일 21-02-10 18:46

본문

미완의 시 





최영미






언젠가 너는 말해야 하리라

비에 젖은 쓰레기 봉투에 대해

편리하게 모았다 지워버린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척 뜨고 지는 태양에 대해

파헤쳐진 강, 포클레인에 유린당한 산에 대해

네 몸속에 아직도 자라고 있는 치욕에 대해

울리다 만 전화벨에 대해


더러운 도시를 아름답게 노래하는 법을

너는 모르고


시가 되지 못한 상념들이

잘게 부서져 찻잔 위에 떠 있다


목에 걸린 묵직한 회의를 걷어내고

나는 일어섰다


싸구려로 위로받느니 차라리

냉정한 무관심을 택하겠어



- 시집 <꿈의 페달을 밟고>에서, 1998 -







* 많은 세월이 흘렀고 시인은 굴곡진 삶을 살아냈다.

  싸구려로 위로받느니 차라리 냉정한 무관심을 택하며.

  시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를 20여년이 지난 지금 말하고 있다.

  오늘도 미완의 시를 읽고 쓰며, 또 어제처럼 미완의 인생을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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