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혹은 것들/ 이서빈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첫, 혹은 것들/ 이서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6회 작성일 21-03-05 14:00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김포신문) , 혹은 것들/ 이서빈

 

, 혹은 것들

 

이서빈

 

첫 잎사귀에 이란 상형문자를 쓰며 고물고물 기어가는 애벌레

발가락 이빨 파르스름한 것들, 첫 잎들 흔들흔들 요람 타며

자라서 우르르 지기 위해 말발굽 소리 내며 뛰어가는 것들, 첫은

또 다른 햇것 끊임없이 낳아 기르는 무지렁들, 첫잎 연하고 부드러움

자라면 한꺼번에 숨 거두는 소리 달가당달가당 나는 것들, 첫사랑

지운 빗소리 파란 몸으로 뛰어내리는 소리 방울방울 딸랑이는

것들, 첫순들 초록무게 내려놓으며 몸 늙히는 나무, 발목 주름

주름주름 젖어 우는 것들, 첫행 잃어버린 나무는 글자를 포기하고

밤낮 계절 견디는 법만 살갗 부르트는 것들, 첫울음 울던 날마다

죽고 태어나는 우주의 체위, 지루하게 끝을 보이지 않는 것들,

첫이란 말 사랑이란 말이 결합하면 아련함 낳는 것들, 첫이란 돌덩이보다 무거운 말,

전원을 꺼야 하는 것들.

 

(시 감상)

 

  첫, 이라는 말의 무게는 가볍다. 무겁다. 첫이라 가볍고 첫이라 무겁다. 겨울을 지나 다시 새싹이 돋고 첫 잎을 달고 첫 꽃을 피우고는 섭리다. 섭리는 순환이면서 새로움이다. 지난봄의 목련과 올해 봄의 목련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첫사랑은 풋풋하지만 평생 아련하게 남는다. 첫울음을 틔우며 아기가 태어나고 같은 날 누군가는 첫 천국으로 향한다. 과연 우리에게 첫은 무엇일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첫이라는 말은 순환이다. 지금은 어려워도 다른 날의 첫날은 새로운 희망일 것이다. 첫은 신선하다. 내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 첫은 온전하게 내 것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첫은 첫이 되는 것이다. 매일, 자주 첫을 만드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 (/ 김부회 시인, 평론가)

 

(프로필)

 

경북 영주, 동아일보 신춘문예, 방송대 국문과, 시집 (달의 이동경로) (함께, 울컥)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38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32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 04-02
231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2 0 04-01
231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0 0 03-31
231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3 0 03-30
23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0 03-29
23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0 03-29
231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7 0 03-28
231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0 0 03-27
231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0 03-26
231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 03-25
231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 03-24
2309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8 0 03-23
230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1 0 03-23
23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1 0 03-22
230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0 03-20
230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8 0 03-19
230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 03-19
23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3 0 03-15
23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0 0 03-15
230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 03-13
230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6 0 03-12
229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 03-09
2298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8 0 03-08
22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0 03-08
2296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0 03-07
229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7 0 03-06
2294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0 03-06
열람중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0 03-05
22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6 0 03-01
2291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2 0 02-26
229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1 02-26
228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1 02-24
228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0 02-22
2287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 0 02-22
22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1 0 02-22
228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2 0 02-20
228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 02-19
228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0 02-18
2282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0 02-18
228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0 02-17
228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 02-16
227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 02-15
2278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5 0 02-15
227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1 0 02-15
227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 02-14
2275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 0 02-13
227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0 02-13
227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0 02-12
227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02-11
2271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 0 02-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