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진은영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사실/ 진은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0회 작성일 21-03-15 07:10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사실/ 진은영


사실


진은영


별들이 움직이지 않는 물 위를 고요가 흘러간다는 사실

물에 빠진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

오늘 밤에도 그 애가 친지들의 심장을 징검다리처럼 밟고

물을 무사히 건넌다는 사실

한양대학교 옆 작은 돌다리에서 빠져 죽은 내 짝은 참 잘해줬다, 사실은

전날 내게 하늘색 색연필을 빌려줬다

늘 죽은 사람에게는 돌려주지 못한 것이 많다, 사실일까

사실 나는 건망증이 심하다

죽은 사람에게는 들려주지 못한 것도 많을 텐데

노래가 여기저기 떠도는 이유 같은 거

그 사람이 꼭 죽어야 했던 이유 같은 거

그 이유가 여기저기 떠도는 노래 같은 거

사실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 짝은 입을 꼭 다물고 건져졌다는데

말할 수 없다

그 애가 들려주려던 사실

어둠의 긴 팔에 각자 입 맞추며 속삭였다

산 사람대로 죽은 사람대로 사실대로


(시감상)


  봄이 왔다. 아직 목련은 개화하지 않았다. 남녘부터 온 봄의 전령이 한 두 주쯤이면 지천으로 만발할 것이다. 목련이 켠 봄의 등불이. 요즘 전국을 강타하는 3살 여자아이 사건이 있다. 뉴스에 의하면 어머니가 아닌 언니라고 한다. 외할머니가 엄마라고 한다. 이 무슨 일인가? 사실을 알고 싶다. 이유도 알고 싶다. 무엇보다 사실대로 사실을 알고 싶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라는데, 우린 정작 무엇을, 왜,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지? 이 봄에 도도하게 핀 목련을 본다면 나는 사실대로 살고 있는지 묻고 싶다. 산 사람대로 죽은 사람대로 사실대로라는 말이 필요한 날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프로필)

대전, 이화여대 철학과 및 대학원, 문학과 사회 등단, 시집(훔쳐가는 노래)외 다수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86건 3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 02-11
18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 02-04
1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 01-30
18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1-28
18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 01-26
1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1 01-20
18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1 01-18
17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 01-17
17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0 06-24
17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1 06-11
17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06-07
17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1 06-04
1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6 0 03-19
열람중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1 0 03-15
17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3-05
17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3 1 02-26
17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8 1 02-24
1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 02-10
1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0 02-04
16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4 1 01-21
16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1 01-20
16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3 0 01-15
16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1 01-11
1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 01-04
16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0 12-28
1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 1 12-23
16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1 12-21
1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0 12-11
1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 1 12-04
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0 0 11-27
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 0 11-23
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2 11-16
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1 0 11-16
15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7 0 11-06
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0 11-02
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 0 10-26
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2 0 10-19
14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0 0 10-12
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1 10-07
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10-05
14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0 09-28
1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3 0 09-21
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6 0 09-14
14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4 0 09-07
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0 08-31
14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6 0 08-24
14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0 08-17
13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0 08-10
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1 08-07
13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0 08-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