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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마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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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2회 작성일 21-03-19 10:37

본문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마종기







경상도 하회 마을을 방문하러 강둑을 건너고 

강진의 초당에서는 고운 물살 안주삼아 한잔한다는

친구의 편지에 몇 해 동안 입맛만 다시다가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향기 진한 이탈리아 들꽃을 눈에서 지우고

해 뜨고 해 지는 광활한 고원의 비밀도 지우고

돌침대에서 일어나 길떠나는 작은 성인의 발.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피붙이 같은 새들과 이승의 인연을 오래 나누고

성도 이름도 포기해버린 야산을 다독거린 후

신들린 듯 엇싸엇싸 몸의 모든 문을 열어버린다.

머리 위로는 여러 개의 하늘이 모여 손을 잡는다.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보이지 않는 나라의 숨, 들리지 않는 목소리의 말,

먼 곳 어렵게 헤치고 온 아늑한 시간 속을 가면서.



- 시작(詩作) 에세이집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에서, 2010 - 








* 수십년 전에 발표한 시지만, 시인 스스로 뽑은 50편의 시에 들었다.

 시인의 시를 스스로 에세이 쓰듯 감회를 밝혔다.

 처음 이 시를 만났을 때의 압도적인 감동이 기억에 선하다.

 평생 이런 시를 한 번 쓴다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다.

 구체와 이상이 시의 빛 속에서 만난 거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구체로만 가면 이상이 허물거리고, 이상으로만 가면 구체가 상심한다.

 시인은 두 가지를 완벽하게 결혼시켰다.

 그리고 시는 아직도 먼 곳 어렵게 헤치고 온 아늑한 시간 속을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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