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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달 / 정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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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56회 작성일 15-08-15 13:47

본문

소용돌이 휘말려 대가리 박살났을지라도
산산조각 다시 뭉쳐
강물의 호수의 바다의 심장이 되는

늦가을 어스름이면 쩌렁쩌렁
더욱더 불타오르는
그물로 작살로도 건질 수 없는
눈으로만이 만질 수 있는
오로지, 오직 한 마 리

모남 메마름 게으름 서두름 없이
물결 한 결 헤집음 없이
산 넘어 또 산 넘어 서방정토까지 혼자이지만

접었다 폈다 마침내 둥글어지는 독야청청 저 물고기!

실개울에도 흐르고 있어
우리들 가슴에도 뿌려져 있어
내 인생 견문록 참회록에도 새겨져 있어

천천히 찬찬히 구름과 바람 사이를
온밤을 꿋꿋이 돌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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