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 모텔 / 강영은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허공 모텔 / 강영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4회 작성일 21-04-19 05:46

본문

허공 모텔 / 강영은


꽁무니에 바늘귀를 단 가시거미 한 마리,

감나무와 목련나무 사이 모텔 한 채 짓고 있다

저, 모텔에 세 들고 싶다


장수하늘소 같은 사내 하나 끌어들여

꿈 속 집 같이 흔들리는 그물 침대 위

내 깊은 잠 풀어놓고 싶다


매일매일 줄타기하는 가시거미처럼

그 사내 걸어 온 길 칭칭 동여맨다면

나 밤마다 그 길 들락거릴 수 있으리


그 사내, 쓰고 온 모자 벗어버리고

신고 온 신발도 벗어던져

돌아갈 길 아주 잃어버린다면

사내 닮은 어여쁜 죽음 하나 낳을 수 있으리


그 죽음 자랄 때까지

빵처럼 그 죽음 뜯어먹으며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는 날개 옷 한 벌

자을 수 있으리


저, 허공 모텔에 들 수 있다면,


* 강영은 : 1956년 제주출생, 2000년 계간 <미네르바> 등단, 2016년 한국

            문인협회작가상 시부문 수상, 시집 <마고의 항아리> 등 다수


< 소 감 >


공기 좋은 이른 아침 숲속을 지나다 보면 새벽이슬 은방울처럼 맺힌 거미줄에

아침햇살 비치면 동글동글 빛나는 모습에서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으나 

곧, 연약한 잠자리 한 마리 거미의 술수에 걸려 필사적으로 허덕이는 모습에서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숨겨져 있는 약육강식의 비애를 느끼게 된다


시인은 나무가지 사이에 바람 숭숭한 거미집을 모텔이라는 나그네들의 쉼터인 

낭만적 공간으로 심상을 펼치고 있는데

장수하늘소 같은 사내 하나 끌어들인다는 환락적 분위기를 끌어와 거미의 음의

속성까지 가미시켜 독자를 생경한 환상 속에 젖게 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04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23 1 07-07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4-13
4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4-12
48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0
486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4-08
48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4-06
48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05
48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05
48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4-03
48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4-03
48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4-02
48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3-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