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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캔들/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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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6회 작성일 21-05-03 19:24

본문

캔들 





안미옥






궁금해

사람들이 자신의 끔찍함을

어떻게 견디는지


자기만 알고 있는 죄의 목록을

어떻게 지우는지


하루의 절반을 자고 일어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흰색에 흰색을 덧칠

누가 더 두꺼운 흰색을 갖게 될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은

어떻게 울까


나는 멈춰서 나쁜 꿈만 꾼다


어제 만난 사람을 그대로 만나고

어제 했던 말을 그대로 다시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징그럽고 

다정한 인사


희고 희다

우리가 주고받은 것은 대체 무엇일까



- 시집 <온>에서, 2017 -










* 얼마 전 티브이에서 밥 로스의 그림 그리기 수업을 본 적 있다. 

  바탕으로 그려 놓은 색은 얼마든지 언제든지 덧칠을 해서 색깔을 바꿀 수 있다 했다.

  그림은 그렇다.

  그러나 삶은 그러한 덧칠로 색깔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도대체 사라지지 않는다.

  영원한 실존의 물음을 시인은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캔들의 불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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