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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 고래 / 정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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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0회 작성일 21-05-24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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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 고래 / 정채원


이따금 몸을 반 이상 물 밖으로 솟구친다

새끼를 낳으러

육천 오백 킬로를 헤엄쳐온 어미 고래


물 밖에도 세상이 있다는 거

살아서 갈 수 없는 곳이라고

그곳이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거

새끼도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지만

그 혹등이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거

그것도 더 크면 알게 되겠지


어미는 새끼에 젖을 물린 채 열대 바다를 헤엄친다

그런 걸 알게 될 때쯤 새끼는

극지의 얼음 바다를 홀로 헤엄치며

어쩌다 그런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도 있겠지


코고는 소리 윙윙 거리는 소리 울음 소리 신음 소리가 섞여 긴 노래가 되고


예언처럼 멀고 먼 주름투성이 바다


뻔하고 모호한

젖은 몸뚱이는


이따금 물 밖으로 힘껏 솟구친다

다른 세상을 흘낏 엿보면서

그렇게 숨을 쉬면서


* 정채원 : 서울 출생, 1996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2018년 제2회 한유성

            문학상 수상, 시집 <슬픈 갈릴레이의 마을> 등


< 소 감 >


혹등 고래는 자신이 등에 혹이 붙은 병신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그냥 주어진 운명 앞에서 물 위로 뛰어 올라 갈 수 없는 세상을

훔쳐본다


어미가 새끼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은 함께 물 위로 뛰어 올라 

세상 밖 세상을 보여주는 것

그러나 어미도 세상 밖은 훔쳐 보았을 뿐 경험이 없다


어둠 속에도 희망은 있는가? 

이 쪽에서 본 저 쪽 세상은 동경일까? 망상일까?


극지의 얼음 바다를 홀로 헤엄칠 때 쯤 

새끼 고래는 육천 오백 킬로를 헤엄쳐온 어미 고래의 의지를 알았을까?


화자는 알레고리성 비유를 진술의 형식으로 말하고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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