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새라면/김현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내가 새라면/김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6회 작성일 21-05-26 17:44

본문

내가 새라면 





김현






걸어다닐 수 있겠지

겨울 갈대숲을


황량한 곳

정신이 깨끗한 손가락으로 턱을 괴는 곳


가끔 진흙탕에 발이 빠지기도 하고

삶이 진창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의 어깨 위에서 알려줄 수 있겠지


어둠 속에서 진흙이 다 말라

떨어질 때

포르릉 사랑하는 이의 정신 속에 있는

진리의 나라로 날아가

갈대숲에 남기고 온 발자국을 노래할 수 있겠지


흙으로 만든 지혜의 징검다리와

그 사이로 몇번씩 개입되는 슬픔과

무리 지어 서쪽 하늘로 사라지는 고독을

부모는 죽고 죽은 부모가 살아생전 모셨던 믿음이 깨지고

그때

우리가 얼마나 불효자식들인지

당신이 옳아요

당신의 팔다리와

당신이 죽은 고양이를 그리워하며 흘리는 눈물이

그 고양이가 통째로 잡아먹은 당신의 새가


내가 새라면 날 수 있겠지

단 한번의 날갯짓으로

검은 비 떨어지는 창공으로 날아올라

추락을 살 수 있겠지


겨울 갈대숲

발자국 위에서 볼 수 있겠지

멀리

날아가는 한마리 새



- 시집 <호시절>에서, 2020 -













 * 요즘 다른 젊은 시인들에게선 보기 힘든 전통적 고전미가 살아있는 시다.

   그러면서 싱싱한 감각도 살아있다.

   우선 문장이 술술 읽힌다.

   술술 읽히다가, '부모는 죽고 죽은 부모가 살아생전 모셨던 믿음이 깨지고'에

   이르러 감각미와 전통미가 조화로운 그네를 탄다.

   상징으로 시작해서 상징으로만 끝나는 시와는 또 다른 경지다.

   상징 곳곳에 전통적 사실주의와 인간미를 덧칠해 놓았다.

   시를 해부해 보고 싶은 충동이 절로 드는 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6건 3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4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1 06-17
24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1 06-15
241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 1 06-14
24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1 06-14
241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1 06-13
241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1 06-13
2410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1 06-12
240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1 06-11
2408 흐르는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1 06-11
240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1 06-11
240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9 1 06-10
2405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0 06-10
240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 06-09
240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6-08
240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0 06-07
2401 이강철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1 06-07
240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06-07
239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06-07
239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6-06
2397 이강철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1 06-06
2396 이강철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1 06-06
239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0 06-04
239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1 06-04
239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 06-03
2392 이강철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1 06-03
239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6-02
239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 06-01
23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0 05-31
238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 0 05-30
238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 05-30
238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 05-28
238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3 0 05-27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0 05-26
238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 05-25
238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05-24
23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0 05-24
238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05-23
237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0 05-22
237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0 05-21
237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0 05-20
237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 05-19
237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05-18
237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7 0 05-17
237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7 0 05-17
237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 05-17
237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 05-16
237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0 05-15
236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0 05-14
236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 05-13
236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05-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