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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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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내가 새라면/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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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2회 작성일 21-05-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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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새라면 





김현






걸어다닐 수 있겠지

겨울 갈대숲을


황량한 곳

정신이 깨끗한 손가락으로 턱을 괴는 곳


가끔 진흙탕에 발이 빠지기도 하고

삶이 진창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의 어깨 위에서 알려줄 수 있겠지


어둠 속에서 진흙이 다 말라

떨어질 때

포르릉 사랑하는 이의 정신 속에 있는

진리의 나라로 날아가

갈대숲에 남기고 온 발자국을 노래할 수 있겠지


흙으로 만든 지혜의 징검다리와

그 사이로 몇번씩 개입되는 슬픔과

무리 지어 서쪽 하늘로 사라지는 고독을

부모는 죽고 죽은 부모가 살아생전 모셨던 믿음이 깨지고

그때

우리가 얼마나 불효자식들인지

당신이 옳아요

당신의 팔다리와

당신이 죽은 고양이를 그리워하며 흘리는 눈물이

그 고양이가 통째로 잡아먹은 당신의 새가


내가 새라면 날 수 있겠지

단 한번의 날갯짓으로

검은 비 떨어지는 창공으로 날아올라

추락을 살 수 있겠지


겨울 갈대숲

발자국 위에서 볼 수 있겠지

멀리

날아가는 한마리 새



- 시집 <호시절>에서, 2020 -













 * 요즘 다른 젊은 시인들에게선 보기 힘든 전통적 고전미가 살아있는 시다.

   그러면서 싱싱한 감각도 살아있다.

   우선 문장이 술술 읽힌다.

   술술 읽히다가, '부모는 죽고 죽은 부모가 살아생전 모셨던 믿음이 깨지고'에

   이르러 감각미와 전통미가 조화로운 그네를 탄다.

   상징으로 시작해서 상징으로만 끝나는 시와는 또 다른 경지다.

   상징 곳곳에 전통적 사실주의와 인간미를 덧칠해 놓았다.

   시를 해부해 보고 싶은 충동이 절로 드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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