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 윤제림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빈집 / 윤제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7회 작성일 21-06-13 19:20

본문

빈집 / 윤제림

 

 

울타리에 호박꽃 피었고

사립문 거적문 저렇게 활짝 열려 있으면

주인이 멀리 안 갔다는 표시였다.

금방 돌아온다는 표시였다.

옛날엔.

 

그런 날이면, 들판을 지나온 바람이

대청마루에 누웠다 가곤 했다.

 

뒤꼍엔 말나리 피었고

방문 창문 저렇게 활짝 열려 있으면

주인이 멀리 갔다는 표시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표시다.

지금은.

 

오늘 아침엔, 억수장마를 따라온

황토물이 사흘을 묵고 떠났다



519d01d4d36c7e060fc397e5904503c9_1623579625_91.jpg
 



<약력>
윤제림 / 1960년 충북 제천 출생, 인천에서 성장. 1987<<문예중앙에 시로 등단. 시집 삼천리호 자전거』 『미미의 집』 『황천반점』 『사랑을 놓치다』 『그는 걸어서 온다』 『새의 얼굴』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동시집 거북이는 오늘도 지각이다.

 

 

<감상>

 

참으로 한가로운 정겨운 모습이었다가 폐가로 변해버린 삭막함이 묻어나는 안타까움이 엿보인다. 그러면서도 피곤한 육신이 한달음에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산바람을 불어주는 것 같아 청량함을 느끼게 된다. 시인의 시들은 토속적인 맛이 있으며 향수를 일으켜 세워주는 기쁨이 있다. 빈 집이 모여있는 시골 풍경을 여행지로만 느끼게 되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는 냄새 강한 청국장 쯤으로 보여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외갓집 향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된장 맛을 보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시의 맛은 여러 가지로 변화하며 때로는 퓨전을 쫓아가느라 허덕거릴 수도 있겠지만 가끔은 이렇게 느릿한 행복을 구워먹는 시간이야 말로 휴가처럼 달콤한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깊은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닌 것은 시의 행간에서 꺼내오는 공통분모에 발길이 머문다는 것이다. 세월이라는 시간이 몰아친 장마로 인하여 빈집은 더는 버틸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시인의 집에 줄줄이 걸려있는 싯구는 잘 익어 맛어 더욱 깊어진 것 같아 생각과 걸음이 잦아진다.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40 1 07-07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 0 18:3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4-13
4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4-12
48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4-10
486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4-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