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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조국 미래 자유 학번/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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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0회 작성일 21-06-23 19:47

본문

 □ 조국 미래 자유 학번 





 김현





 계속해서 생각 중 너

 왜

 사각팬티를 입고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가


 지혜로움과 어리석음이라는 두 다리를 가지고서

 안개 속에서 시작하고 안개 속으로 끝나는 머리를 들고서

 헛된 인간에 대해서도


 너 

 미치겠고 아파 죽겠지

 배가 나오고 팔다리는 마른 조선 사람


 조국의 미래를 쓰느라 수고가 많다

 인간적인 사람으로 잘못 살았다

 더는 좋은 사람이 되지 말고

 더는 나쁜 사람이 아니어서 죄송합니다

 보아라 저기 조국을 생각하는 인간의 기상을

 그런 말도 쓰느라

 헛되게 살았으나

 너만은 아니다


 승훈아, 어젯밤 전화 고마웠다


 며칠 전 송년회에서 정시인은 이러했다

 너 걸레인 거 다 안다

 저 인간적인 새끼 지옥

 한때는 서정적 자아를 자주 생각하던

 남자 인간의 중년이란 얼마나 똥배인가

 나 같으면 자살

 그래도 먹고사는 게 중요해 투표하고 민족을 생각하는

 너도 조국의 미래였으나


 그런가 하면 어젯밤에는 자유를 원하는 학번을 만나

 그놈의 자유가 대구포와 군만두보다 나을 게 뭔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얼어 죽을 학번 떼고 붙자

 너의 학번도 조국도 미래도 없는 자유 오직 내 자유를 투신하여

 오늘날 나라 꼴이 이 모양이 되었다고

 들었다

 

 이런 학번도 있었다

 나는 자유라는 말이 싫어 자유라는 말이 지겨워 자유가 뭐니 자유가 뭔데 대구포를 초장에 찍어 먹을 자유 군만두를 간장 없이 먹을 자유 체위를 바꾸고 싶어 자유

 나는 4번까지밖에 몰라

 너 같은 유부남 유부녀들이 쌔고 쌨다

 아멘


 어쩔 수 없이 모든 학번이

 독재자의 딸

 말을 화두로 삼기도 했다


 누구도 이름을 제대로 입에 담지 않았다


 존나 웃겨 자유

 산 자여 따르라 노래할 때

 크리스마스이브였다

 형 어디예요

 기도해주세요

 기도합니다

 조국과 미래와 자유와 학번과 크고 진실된 슴가

 이런 식으로 시는 끝납니다

 

 다들 살아 있을까요


 메리 크리스마스 숙취 해소 컨디션

 고객님! 오늘 역사의 심판을 배달할 예정입니다






  * □  오늘 쓰는 시는 진정성을 폭발시켜보겠습니다

  

  - 시집  <호시절>에서, 2020 -








  * 기호 □는 디졸브(장면전환기법) 기호다.

   2018년에 발행한 시집 [입술을 열면]과 확연히 분위기가 바뀐 시인의 사상이 폭발했다.

   김수영의 시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이 생각나는 시다.

   이런 시를 쓰려면 다소간의 용기가 시인에게 필요했으리라.

   오죽하면, '어쩔 수 없이 모든 학번이 독재자의 딸, 말을 화두'로 돌렸겠는가.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는 게 시인의 '화두'를 온전히 하는 것이므로,

   아마도 김수영이 살아 있었다면 이보다 더한 시로 세상을 일갈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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