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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녁/장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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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4회 작성일 21-07-01 17:58

본문

이런 저녁 





장철문






아내와 함께

베란다 창틀에 기대앉아

늦은 저녁바람을 쏘이는 시간

아내는 일년 중에 몇 안되는 이 시간이

참 좋단다

살아 있다는 걸 느껴 나이가 든다는 거


바람이 와서 살갗에 닿는다

자꾸 와서 닿고는

또 떠난다


붙들 수 없는 것들이 자꾸 간다

폭포수같이 간다


 -  시집  <산벚나무의 저녁>에서,  2003  -








 * 지금 우리집 서쪽 창문에서 동쪽 창문으로 바람이 분다.

   시처럼, 내 살갗에 닿고 떠난다.

   붙들 수 없는 것들,

   바람, 저녁, 나, 너, 그리고 자꾸 왔다가 가는 것들.

   자꾸 그리워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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