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근법/권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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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67회 작성일 21-07-13 17:38본문
원근법
권경인
천천히 걸어도 빠르게 닿아버리는 목적지는 싫다
허기진 밤길 오래 걸어
행복도 열정도 제 몫의 것만 제 품속에 거두며
허공에 온몸을 담그고 서 있는 나무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깊은 물은 조용히 흐르는 법이다
이미 많은 걸 깨달아 단순해진
숲에
비 내리고 까맣게 바람 분다
새들은 길을 잃지 않는다
- 시집 <변명은 슬프다>에서, 1998 -
- 원근법, 멀리 있는 건 작게, 가까이 있는 건 크게.
멀리 숲을 보고서 걸어들어가면, 가까이 한마디 변명도 없이 서 있는 나무를 만나게 된다.
많은 걸 깨달아 단순해진 자는 변명도 없고, 또 길을 잃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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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魔皇이강철님의 댓글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군요
위의 시에 동감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