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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약 별장길에 두고 온 가을/박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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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1회 작성일 21-07-26 19:04

본문

  차고약 별장길에 두고 온 가을 




  박경석





  매다와 나는

  차고약 별장길을 걷고 있었다.


  종기 치료에 이름을 떨치다가

  생살 째는 칼질에 쫓겨

  설 땅이 없어진 차씨네 고약

  별장 하나 남기고 지워진 저들


  포도밭 끼고 산협으로 넘어가는

  굽이 잦은 풀섶길

  가을 끝물의 포도알들이

  기우는 석양빛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매다는 눈에 물소리 담고

  청포도의 사상을 이야기했다.


  고개 다수굿이 열아홉 풋풋한 탄력 머금고

  볼우물 고이는 웃음자락이

  내 가슴 모래톱에 파도를 일으켰다.


  삼십년 저 너머에 두고 온 가을

  다시 보고 싶어도 복원될 수 없는 길

  잃어버린 것이 산천뿐이랴.


  길목마다 범람하는 바퀴의 천국

  서울에서 포도송이 고를 때마다

  열아홉 그때 그 물결 출렁이며 있느니.


  - 시집 <차씨 별장길에 두고 온 가을>에서, 1992 -






- 매다는 내 사랑하는 이의 이름 정도로 생각하면 될 테다.

  가을이 오면 소개하고 싶었으나 참을성이 부족해 여기에 썼다.

  추억은 누구에게나 지금을 견디게 하는 힘이다.

  그 추억이 삼십년 저 너머에 있다 해도,

  항상 내 앞에서 물결처럼 출렁이며 나를 흔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가 너무 좋다.

  시는, 나를 뭉글뭉글하게 휘감고는 한참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가을이 오면 또 다시 꺼내어 읽으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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