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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이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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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9회 작성일 21-07-3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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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 




  이기인





  벌레는 읽던 페이지를 잃어버렸다

  과도로 해부한 사과의 내부를 보고서야

  사랑 이야기는 여덟조각으로 흩어졌다

  외로운 뺨이 한접시 있다


  - 시집 <혼자인 걸 못 견디죠>에서, 2019 -





- 사과에 대한 시는 많다.

  그러나 이 시처럼 정곡을 찌르는 시는 많지 않다.

  우리는 벌레처럼 사랑을 파 먹고 또 읽으며 산다.

  읽다가도 어디에선가 길을 잃는다.

  전에는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읽었으나, 그게 어느 페이지인지 기억나지 않을 때도 있다.

  사랑은, 접시에 담겨 있는 외로운 뺨을 찾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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