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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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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5회 작성일 21-08-11 18:31

본문

  꽃말 




  이문재





  나를 잊지 마세요

  꽃말을 만든 첫 마음을 생각한다

  꽃 속에 말을 넣어 건네는 마음

  꽃말은 못 보고 꽃만 보는 마음도 생각한다

  나를 잊지 마세요  

  아예 꽃을 못 보는 마음

  마음 안에 꽃이 살지 않아

  꽃을 못 보는 그 마음도 생각한다

  나를 잊지 마세요

  꽃말을 처음 만든 마음을 생각한다

  꽃을 전했으되 꽃말은 전해지지 않은

  꽃조차 전하지 못한 수많은 마음

  마음들 사이에서 시든 꽃도 생각한다


  - 시집 <혼자의 넓이>에서, 2021 -




- 잊혀지지 않고자 하는 마음은,

  살고자 하는 마음에 다름 없다.

  꽃을 주면서 꽃말을 전해주는 마음도,

  잊혀지지 않으려는 존재의 본질이다.

  사람에게 이름의 뜻이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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