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신발들은 슬프다 / 김유석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버려지는 신발들은 슬프다 / 김유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6회 작성일 21-08-14 09:50

본문

버려지는 신발들은 슬프다 / 김유석

 

 

사람들은 왜 신발을 벗어 두고 가는 걸까

그게 슬펐다, 그 어떤 유서보다

물가에 가지런히 놓인 구두 한 켤레

 

어느 헐거운 길이 거기까지 따라와서

맨발이 되었을까

 

문단속을 하는 대신

토방에 신발을 반듯이 올려놓고 집 비우던 아버지

삼우제 날 문밖에 내어 태우던

부르튼 발바닥들이 슬펐다

 

그래서일까

유령들은 대부분 발을 감춘다

 

신발을 신고 있다는 건

어디쯤의 고단한 이정(里程)

새 신발을 산다는 건

닳게 해야 할 바닥이 남았다는 것

 

신발을 잃어버리고 울먹이던 유년의 맨발에

유행 지난 멀쩡한 구두 한 벌

버리기 전 헐겹게 신겨보며

 

몇 켤레쯤 여벌을 가진 생을 떠올려 본다 .

 

<시와 시학>2008년 봄호.

 

<시인의 약력>



전북 김제 출생,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9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1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상처에 대하여????,

????놀이의 방식????,<붉음이 제 몸을 휜다>

 

 

<감상>

 

나는 이런 시가 좋다. 시인의 다른 시들도 감성을 이끌어내는 힘이 크지만 이 시에서는

울컥 눈물까지도 토해놓게 만든다.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추억과 회한 등의 시는 어쩌면

통속적이면서도 쉽게 마음을 가로채는 주제가 되게에 많은 시인들이 다루어, 조금은

식상해지는 주제일 수 있다. 그러나 시인의 조리법과 정성에 따라 그 맛은 감동의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그냥 고개를 갸웃거리게도 하기에 조심스레 다뤄야 하는 반전이 있기도 하다.

<버려지는 신발..>의 주제 또한 같은 맥락이다. 버려진 신발이 유서가 되고, 유년의 맨발에

신어보는 구두가 되고, 몇 켤레쯤 여벌을 가진 생까지 끌고 가는 힘은 대단하다. 누구나

언제쯤일지 명시할 수는 없지만 신발을 남기고 먼 길을 떠나게 된다. 삶에서 수 십 켤레의

구두와 신발을 신고 살아가다가 벗어놓고 가겠지만 그동안의 삶에 벗어놓은 신발에 무엇을

얹어놓고 갈 것인가 생각에 빠지게 하는 시간이다. 삶의 유서??? 이 시를 읽는 독자들은

무엇을 기대할까?? 나는 내 작은 시들을 채워 몇 권의 책을 얹어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깊어진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40 1 07-07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 0 18:3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4-13
4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4-12
48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4-10
486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4-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