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풀에게 노래함 / 류시화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엉겅퀴풀에게 노래함 / 류시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6회 작성일 21-08-18 09:15

본문

엉겅퀴풀에게 노래함 / 류시화

 

 

그것이 내 안에 있다

어지러운 풀냄새가 나는 것으로

그것을 알았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이미 내 안으로 들어왔다

처음 나는 그것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일종의 모래장미라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그 무엇

나는 들판으로 걸어갔다 내 현기증이

다만 풀냄새 때문이라고

곧 사라질 것이라고

열에 들떠 내가 손을 뻗자

강 하나가 둥글게 뒤채이기 시작했다

나는 걸어간다

걸어가면서 내 안에

더 강렬한 무엇을 느낀다

그것이 나에게 명령한다

나무 아래 양팔을 벌리고 서서

태양을 부르라고

그래서 나무를 불태우라고

들판 가장자리에 더 많은 불꽃이 일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내 구두는 돌들과 부딪혀

맹수처럼 튀어오른다

어떤 뜻을 가지고 신이

나를 만들었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런데 내 안에 있는 그것은

확실하다 신의 손이 그것과 맞닿아 있다

옷들을 벗고

알 수 없는 곳으로 날아올라

한없이 투명한 빛과 나는 만난다

내 몸 안에 머리 둘 달린

뱀이 있어

내 두 눈으로 혀를 내어미는 것 같다

그러자 어떤 힘이 나를 흔들었다

소리쳤으나 그 소리는 소리나지 않고

나는 공중에서 회전하였다

날개 하나가 천천히 돋아나

불붙는 구름 그 끝없는 들판 위에

나를 눕힌다.

 

<시인의 약력>


 70f21e13c0fd0753a7427e9e81f419c8_1629245690.jpg


 

*본명 : 안재찬. *1959년 출생. 충북 옥천군 *경희대학교 국문과 졸업.

*1980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여행기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감상>

들판을 날고 있는 엉겅퀴꽃의 씨앗을 본다.

삶을 이어가기 위한 자연스런 날갯짓에서 시인은

어떤 힘을 강조한다. 시를 잣는 일에서도 우리는

어떤 힘을 느끼게 된다. 내 손으로, 내 생각으로,

내 가슴으로 밀고 가는 것 같지만 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운용하는 그 어떤 힘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도 바로 이것이다 라고 답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라는 자아와 그 자아를 이끌어가고 있는

또 다른 영적인 자아의 복합관계가 아닐까? 하지만

단지 내 생각일 뿐이다. 엉겅퀴는 꽃을 피우고 다시

생존을 이어갈 씨앗의 전파에 있어서 흩어져 날아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그 잔상을 그림처럼, 무대처럼 연출해

놓은 시인의 시에서 장엄한 삶의 현장에서 물결치는

활력과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40 1 07-07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 0 18:3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4-13
4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4-12
48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4-10
486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4-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