波濤의 방 - 허영숙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波濤의 방 - 허영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6회 작성일 21-08-28 16:25

본문

도의 방 / 허영숙

누구의 손짓에 저 물길 열리고 닫히나
무창포에 와서 누운 밤
물때를 만난 파도가
서로의 산실로 돌아가는 소리 들린다
달의 인력에 떠밀려
만난 적 없는 듯 등돌려가는 마디마다
어떤 울음이 빼곡하기에 걸음이 저토록 질척거리는가
멀어진 틈의 간격을 메우며
비릿한 물 내를 품고 뜨는 섬
질펀한 그 곳에 물고기자리, 조개자리성좌가
여기가 다시 무덤인 줄 모르고 몸 던져온다
수면에 뜬 아사달의 무늬를 좇아
물 속으로 뛰어 든 아사녀의 그림자가
이루지 못한 것을 찾아 그믐달 속에 서성이는 밤
서로를 떠나서는 그곳이 감옥인 듯 싶었는지
이른 새벽 흰빛을 끌고 달려오는
물소리, 물소리
서로의 내밀한 몸 속으로 혀끝을 밀어 넣으면
물결 너머 또 물결이
붉은 아침을 저 먼 물금 위에 뜨겁게 띄우겠다



* 무창포 - 충남 보령 소재.
한달에 두 차례 그믐 사리 때 바다가 열리는 곳 



경북 포항 출생
釜山女大 졸
2006년 <시안> 詩부문으로 등단
 시집, <바코드 2010> <뭉클한 구름 2016>等
2016 부산문화재단 시부문 창작지원금 대상자에 선정



-----------------------------------------
 


<감상 & 생각>
 


그렇지 않아도, 바다가 보고 싶었는데...

무창포라는 곳, 언제 한 번 꼭 가보고 싶네요.

달빛에 젖은 밤바다로 부터
문득 환기되는 <근원적 외로움>이 주조(主調)를 이루면서
바다의 눈물 같은 섬들의 고요한 풍경을 깔고 전개되는,
그리움과 기다림의 정서적 색채가 인상적으로 돋보이는
시 한 편인 것 같습니다.

그래요...

살다 보면, 까닭모를 외로움과 적막감이 엄습하기도 하지요.
그럴 때, 공허한 마음의 여백을 채워주는 그 어떤
내밀(內密)한 존재를 그리게도 되구요.

수면에 뜬 아사달의 무늬를 좇아
물 속으로 뛰어 든 아사녀의 그림자가
이루지 못한 것을 찾아 그믐달 속에 서성이는 밤
서로를 떠나서는 그곳이 감옥인 듯 싶었는지

이 부분에서... 아사달과 아사녀의 애틋한 사랑을
인용함은 너무 솔직한 면도 있으나, 이루어 질 수 없는
인연의 아픔을 바라보는 <관조적 비애감>을 묘사함에 있어
나름의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느낌도 듭니다.

이른 새벽 흰빛을 끌고 달려오는
물소리, 물소리
서로의 내밀한 몸 속으로 혀끝을 밀어 넣으면
물결 너머 또 물결이
붉은 아침을 저 먼 물금 위에 뜨겁게 띄우겠다 

시를 맺으며, 이 모든 내적 허정(虛靜)의 고절감(孤絶感)을
통어(統御)하는 자리에 話者 스스로 물결의 파도처럼
자리하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정갈한 그림 같은
잔잔한 감동으로 가슴에 젖어 드네요.


                                                                                    - 선돌,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6건 3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6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 09-27
26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09-26
261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 09-25
261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09-24
261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09-23
261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0 09-22
26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 09-20
260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1 09-20
260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1 09-19
260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 09-18
260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9-17
260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1 09-15
260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1 09-14
260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 09-14
26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 09-13
260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 09-12
260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09-10
2599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 1 09-10
259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09-09
259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0 09-07
259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0 09-06
25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 09-06
259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1 09-04
259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9 1 09-03
259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 0 09-02
259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 1 09-01
259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 08-30
25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 08-30
258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08-29
258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1 08-29
열람중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 08-28
258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08-28
258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1 08-27
258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5 1 08-25
258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 0 08-24
258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 08-23
25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0 08-23
257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9 1 08-22
257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8-21
257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 08-21
257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 08-20
257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 08-19
257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1 08-18
257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 08-18
257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08-17
257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1 08-16
25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 08-16
256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2 08-14
256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8 0 08-14
256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08-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